학교법인은 예비심사투표 폐지…교수-법인간 충돌 예고

고려대 교수의회는 학교법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17일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총장 후보자에 대한 예비심사 투표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은 10월 이사회에서 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수들의 부적격자 예비심사 투표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투표의 효력을 놓고 법인과 교수들 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예비심사 투표는 교수들이 총장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후보자를 1인당 5명씩 적어내는 종전의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수의회는 이번 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수가 부적격자로 지목한 후보 명단을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에 넘겨 교수들의 의사를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이번 총장 선거에는 김병철(식품공학부)ㆍ김일수(법학과)ㆍ김호영(기계공학과)ㆍ염재호(행정학과)ㆍ이기수(법학과)ㆍ이만우(경제학과)ㆍ최광식(한국사학과) 교수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교수의회는 당초 부적격자를 뽑는 네거티브 방식이 아닌 적격자를 뽑는 포지티브 방식의 투표 제도 도입을 놓고 교수들을 상대로 전자투표를 실시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효 처리돼 종전대로 네거티브 방식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인이 마련한 새 총장후보 선출 방식에 따르면 재단, 교수, 교우회, 교직원, 학생 등 30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추천위는 예비심사 없이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이며 교수의회가 실시하는 부적격자 투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민환 교수의회 의장은 "총장 선임과 관련한 재단의 전횡을 막기 위해 예비심사는 꼭 필요하다. 간선제인 총장 선거에서 전체 교수가 참여하는 예비심사 투표는 간선제에 직선제를 절충한 효과를 갖는다"며 예비심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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