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들 "예비심사 결과 수용하겠다" 밝혀

법인과 교수간의 갈등으로 치닫던 고려대 17대 총장선거 문제가 해법의 실마리를 찾았다.

12일 열린 교수의회 주최 총장후보자 공청회에서는 후보자 7명 모두 17일 있을 교수의회 예비심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선거에서 탈락하면 후보등록을 자진 사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첫번째 소견 발표자로 나선 최광식 교수는 "교수의회의 예비투표 결과를 수용하며 만약 부적격자로 판정될 경우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다른 후보들 모두 "예비심사 결과로 나타난 교수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지난 10월18일 총장선임 규칙을 개정하면서 교수의회 예비심사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고려대 전임교원 1300여명이 투표권을 갖는 네거티브 방식의 예비심사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 심사 전에 교수들에게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권한을 부여한 절차다. 부적격 표는 출마한 후보자 수(7명)의 과반 수(4명)만큼 던질 수 있다.

유일한 교수 직선투표이기 때문에 교수의회는 이사회가 이를 폐지한 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심지어 예비심사를 거치지 않은 후보에 대해서는 총장으로 선임되더라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반면 법인은 "이사회가 개정한 총장선임 규칙에 따라 총장선출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예비심사는 규칙에서 정한 절차가 아니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법인과 교수들간의 갈등으로, 17대 총장선출이 파행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법인이 연임을 결정했지만 교수들의 반발로 물러난 김정배 전 총장 때의 일이 다시 재현될 지 모른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모든 후보들이 각자의 소견발표 말미에 교수의회 예비심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인과 교수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번에 출마한 한 총장 후보자는 지난 7일 "후보자들이 예비심사에서 탈락하면 후보등록을 자진 철회하자는 안을 교수의회에 제기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며 "이는 교수와 법인이 모두 이기는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2일 교수의회는 공청회 소견발표 주제에 ▲학교운영철학 ▲고대의 시급한 과제와 해결방안 ▲기부금의 중단기 조성방안과 더불어 '예비심사(투표) 결과 수용 여부'를 필수주제로 포함시켜, 후보자들로부터 "수용하겠다"는 답변을 얻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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