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교육을 통한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13일 런던 정경대와 서리대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 영국 어린이들의 학업발달 수준이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소득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197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3세와 5세 때 각각 인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00년생 가운데 3세 때 100명 중 12등 수준이었던 소득하위 20% 가정 출신의 어린이들이 5세 때는 35등선으로 밀려난 반면, 3세 때 75등 수준이었던 소득 최상위층 가정 출신 어린이들은 5세 때 55등으로 성적이 올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조 블랜든 박사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결국 7세 무렵에는 부유한 가정 출신의 어린이들이 빈곤층 어린이들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970년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실험과 비슷한 결과로, 지난 30년 동안 교육 등을 통해 상위계층으로 옮겨갈 수 있는 계층 이동성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게다가 대학 졸업생 비율의 계층간 격차는 1993년과 1998년에 비해 2002년 소폭 증가하기까지 했다. 2002년 현재 고소득 가정 출신은 절반 이상이 대졸자인 반면, 저소득층 출신 가운데에는 대졸자가 10%에 불과했던 것.

이번 연구를 지원한 교육단체 서튼 트러스트의 피터 램플 회장은 "젊은이들 앞에 펼쳐지는 기회가 부모의 소득에 좌우되는 현실이 3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면서 "사회적 (계층) 이동성 측면에서 볼 때 영국은 세계 최하위권"이라고 개탄했다.

마이클 고브 불우아동 후원회 회장 역시 "우수한 어린이들이 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학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교육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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