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인생에 갈채를... 엉화에『엑스트라』가 있다면, 연극엔『박중혼 대 한식규』가 있다.

충무로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살아가는 엑스트라들의 꿈과 애환을 그린 연극과 영화가 동시에 막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현실이나 +꿈을 통해 연기자가 아닌 가짜 검사, 강도가 돼 의적 활동을 벌이는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드라마 막바지에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은 영화판 밑바닥을 어슬렁거리는 '엑스트라'일 뿐이다.

『박중혼 대 한식규』는 공전의 히트작『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무대에 올렸던 극단 봉원패의 작품. 지난 95년과 96년 +초연됐던『물총』,『박중혼 대 최먼수』를 모태로 탄생됐다. 『물총』에 이어 박구홍, 윤영선 콤비가 작, 연출을 맡았으며, 관객동원력을 잃고 고전하는 최민수씨 대신 흥행제조기 한석규씨의 이름이 새롭게 동원됐다.

박중훈을 흠모해 예명을 박중혼이라 명명한 엑스트라와 한석규를 동경해 한석규의 이름을 변용한 단역 배우 한식규가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돈 안되는 영화일을 하기 위해 부업으로 화장실 관리와 목욕탕 때밀이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의 삶은 더없이 남루하다. 불같은 열정으로 촬영에 임하지만 예상찮은 사고로 도중하차 하기 일쑤이다.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밥이 아닌 음식을 주제로 한 영화.

지리멸렬한 생활 속에서 이들에게 장미빛 청사진으로 떠오른 것은 +7백80만원의 저예산 영화로 3천만불을 벌어들인 로드리게스의 성공실화.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포르노 배우가 되지만 이 일이라고 편할 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출연하던 영화마저 촬영 중단된다. 출연료 대신 +받아온 소품용 권총은 이들의 무기가 된다. 뜻하지 않게 2인조 권총강도 '불사파'로 변신, 현대판 의적으로 활약하는 두 엑스트라는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다.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도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겠다는 제작자들로 교도소는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박중훈과 한석규의 인생을 꿈꾸며 영화판 밑바닥을 전전하는 수많은 +박중혼과 한석규의 인생을 꿈꾸며 영화판 밑바닥을 전전하는 수많은 +박중혼과 한식규들. 극작가와 연출가는 묻는다. 이들과 같은 이미테이션 인생은 희망인지, 가치가 있는지, 허망한 것인지에 대해.

키노 드라마를 표방했던『물총』의 전례를 이어받은 작품엔 박중훈씨와 한석규씨가 주연한 대부분의 영화가 막간극 형식의 소품으로 활용되고 세계영화 1백여편도 더불어 선보인다.

영상 연출은 이미례 감독이 맡았으며 '무명 배우' 신정근(감독), +임현균(한식규), 강현중(박중혼)씨가 '엑스트라 주연'을 맡는다. 문의 : (02)367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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