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물리 오답논란 격화…집단소송 사태 우려
수능 물리 오답논란 격화…집단소송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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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과목의 한 문항에 대해 22일 한국물리학회가 '복수정답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문항 오류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수능출제를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상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의 지적은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보면 정답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교 교육과정 범위'라는 기준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몇몇 교과서에서는 '고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나는 내용이 일부 언급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물리학계를 대표하는 한국물리학회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평가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 수험생들의 집단소송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 '물리II 11번' 논란 이유는 = 논란이 된 물리 II 11번은 이상기체의 압력과 부피, 온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와 이를 설명하는 예시문 3개를 제시한 뒤 설명 중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3점짜리 객관식이다.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이 문제에서 이상기체를 언급하면서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기체는 단원자 분자와 다원자 분자로 구분이 되는데 문제에서 '단원자 분자'라는 조건을 명시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게 물리학회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상기체를 단원자 분자와 다원자 분자로 구분하는 것은 고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게 평가원측의 설명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것이 수능 출제의 원칙이고 그 원칙에 비춰볼 때 현행 고교 교육과정은 단원자 분자만 다루고 있으므로 당연히 이번 문제 역시 단원자 분자임을 전제로 출제가 됐다는 것.

즉 문제에 '단원자 분자'라는 명시가 굳이 없더라도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볼 때 단원자 분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정답을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 교육과정 범위 논란 = 평가원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교 교육과정 범위'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평가원은 이날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볼 때 문제와 정답에 이상이 없다"고만 밝혔을 뿐 물리학회의 지적 자체가 맞는지, 틀린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명하지 않았다.

다만 "물리학회의 입장은 고교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고려하지 않은 물리학적 관점에 따른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보면 물리학회의 지적이 타당하지 않지만 교육과정 범위 밖에서 보면 타당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 인정이 되지만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보면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나와있는 물리교과서 9종 가운데 일부(2종)에서는 평가원측의 설명과 달리 다원자 분자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평가원측은 "교과서 본문 내용이 아닌 참고자료 형태로 일부 소개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본문이든, 참고자료이든 교과서에 소개됐다면 고교 교육과정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수험생 반발…집단소송 이어질 듯 = 논란이 격화되면서 수험생들의 집단소송 사태 등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수능시험 실시 이후 수능 등급제에 대한 논란으로 평가원은 당초 일정보다 5일 앞당겨 지난 7일 수능성적 결과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수시모집에 이어 현재 대학별로 정시전형 원서접수가 진행중이다.

따라서 다원자 분자 개념까지 고려해 이 문제를 풀었다가 틀린 학생이라면 이미 결과가 발표된 수시전형이나 현재 진행중인 정시전형에서 일정부분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현상이 속출한 만큼 이 문제를 맞히느냐, 틀리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 경우라면 수험생들의 불만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입시기관들이 예측한 물리 II 과목의 1등급 구분점수(커트라인)은 47점이었으며 이에 따라 물리 II에서 2문제 이상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만약 복수정답을 인정할 경우 이미 성적표가 다 나온 마당에 채점을 다시 해 등급을 다시 매겨야 하는 엄청난 사태가 초래된다"며 "평가원은 이같은 사태를 피하려 했겠지만 어찌됐든 집단소송 등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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