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부터 "외국어 제시문 등 출제하겠다"

고려대·서강대·한양대는 8일 “올해 3월 고3이 되는 수험생이 치르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중앙일보가 9일 보도했다.

2008학년도 입시까지 금지됐던 외국어(영어) 제시문을 내거나 수학·과학 관련 풀이 과정을 묻는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의미다.

대학들은 “논술 유형을 바꾸더라도 본고사 부활은 아니며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육협의회 차기 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대입 자율화를 위해 논술 가이드라인부터 없애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이날 “국제화시대에 우수 학생을 뽑으려면 자율적으로 영어능력 측정도 해야 한다”며 “경제·경영학 전공은 수학 과목에 대한 지식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문융합에 따라 ‘금융 공학’과 같은 새로운 분야가 생기고 있어 수학적 논리력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가이드라인에 얽매이지 않고 출제할 계획”이라며 “자연계 논술도 영어 지문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이미 새 논술 유형 연구를 시작했다. 김영수 입학처장은 “2009학년도 논술 문제를 출제할 논술개발위원회가 2주 전부터 (논술 가이드라인이 없는) 백지 상태에서 유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3월 중 새 유형의 문제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60~70년대 암기식 본고사는 21세기 학생을 선발할 척도가 되지 못한다”며 “본고사 부활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차경준 한양대 입학처장은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논술시험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어 수험생들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대비하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을 피하다 보니 정형화된 답이 없는데도 ‘질문에 대해 과학적인 생각을 쓰라’는 식으로 문제를 출제해 수험생에게 부담을 줘 왔다는 것이다.

 김호성 영동고 교사는 “새 유형의 수학 증명 문제나 자연계 심화과목(물리II·화학II 등) 선택 문항이 한 개쯤 나와도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으면 수험생들의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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