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편입학 조사·발표 후엔 “나 몰라라”
교육부, 편입학 조사·발표 후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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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나.



교육부가 13개 사립대를 상대로 편입학 특별 실태조사 후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리기만 하고 해당 대학에 조사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생색내기용 조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사대상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조사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채 14일부터 편입전형 필기시험에 돌입, 특별 실태조사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연세대 편입학 비리가 불거진 후 긴급히 조사에 착수, 지난해 11월 7일부터 28일까지 연세대를 포함 총 13개 대학을 상대로 강도 높은 ‘대학 편입학 실태 특별조사’를 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교직원 동문 자녀의 합격 관련 의혹 사례와 과도한 면접점수로 특정 평가위원이 합격여부를 주도해 문제가 됐던 ‘수사의뢰’ 총 10개 사안(5개 대학)을 비롯해 ‘기관경고’ 총 11건(8개 대학), ‘담당자 징계요구’ 총 17건(10개 대학), ‘개선요구’ 총 27건(10개 대학) 등을 적발, 13개 사립대 대부분이 편입학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위반사항이 중대한 수사의뢰 10개 사안은 적발 후 바로 검찰로 넘겼지만 기관경고·담당자 징계·개선요구는 어느 대학이 지적 당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해당 대학에도 통보하지 않은 채 비리 사례와 함께 “총 65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기관경고·담당자 징계·개선요구 등 이른바 ‘권고사항’은 강제성은 없지만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사항이다.

기관경고 항목에는 △의무보존기간 내의 OMR 답안지 분실, 담당자 징계요구 항목에는 △지원자격 확인 부적정 △OMR 판독오류 △채점결과 확인 소홀 △자격미달 상장평가 점수 부여 등이, 개선요구 항목에는 △면접조사 시 지원자 인적사항 제공 △평가위원 위촉절차 미흡 △부정방지대책 미수립 및 자체감사 미실시 등 대부분 편입학 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부 대학학무과 담당자는 개별 대학에 조사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입시철이라 대학이 한창 바쁜 것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부분 대학이 편입학 시험을 치루는 이번 주까지도 대학에 알리지 않았고, 대학도 “교육부에서 통보를 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등 사실상 실태조사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받았던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뭘 잘못했는지 지적을 해 줘야 고칠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지적받은 사항은 ‘전산처리가 늦다’ 정도였다”면서 “그 사건(연세대 편입학 비리) 때문에 강도 높은 감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는 구두로 지적사항을 통보받은 정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입학처장 역시 “교육부가 발표한 몇 가지 사례를 가지고 언론에서 ‘뭐가 문제고 뭐가 문제’라는 식으로 발표하는데 정작 대학은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의 실태조사 발표 후 어떤 사항을 개선했느냐는 질문에 “우리 대학은 해당사항이 없는 것 같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별 조사를 촉발했던 연세대의 입학처 관계자 역시 “교육부에서 이런 저런 통보가 없었다”며 “편입학 비리 때문에 연세대가 주목받고 있지만 교육부에서 지침이 내려온 후 지적된 사항을 고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학 편입학 전형 기본계획’을 각 대학에 통보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기본계획 지침은 11월에 이미 보냈다. 대학이 문제를 인식하고 준비했다면 충분히 문제를 시정할 기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관계자는 기본계획에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 정도지 구체적인 지침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본지가 교육부에서 기본계획을 받아 확인한 결과 △편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부정방지를 수립·시행할 것 △합격자 발표 전 자체감사 실시 및 결과를 4년 이상 보관할 것 △친·인척이 지원한 교직원은 사전 신고를 받을 것 등 기본적인 내용 몇 가지만 수록돼 있었다.

교육부 담당자는 이와 관련 “지적 후 대학이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알리기로 했고, 현재로선 그걸 보고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만간 개별대학에 지적사항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힌 그는 “개선하겠다던 학교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중에 적발되면 징계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이 알아서 개선하라’는 수준에 그친 셈이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예정된 교육부 축소와 맞물릴 경우 향후 감사 역시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담당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학사 운영 및 관련 방식 등의 주체가 바뀌면 크게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지적사항에 대한 향후 감사의 공을 차기 정부로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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