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에 논술업체·학원가 폭격 맞은 듯

 서강대에 이어 연세대와 성균관대도 ‘평준화 수능 등급제’가 보완돼 점수가 공개되면 정시모집에서 논술 폐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14일 “인문계는 논리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자연계는 수능에서 학생의 능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변별력이 확보되면 정시 논술을 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올해 고3을 대상으로 한 2009학년도 입시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인문·자연 모두 논술을 치르고 2010학년도부터 자연계 정시 논술을 폐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도 “수시에서는 여전히 논술이 유효하겠지만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학업 성적이 제공된다면 정시에서 논술고사를 보지 않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신이 문제가 되니 내신을 살리려 수능 등급제를 했지만 수능의 변별력이 없어지니 대학이 논술을 하는 것 아닌가”라며 “등급제를 폐지하고 대학에 변별력만 주면 논술고사를 어렵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점수 표시없이 등급(1~9등급)만 제공하는 수능 등급제를 없애겠다는 것으로 대학들의 논술 폐지는 확산될 전망이다.

 ◆흔들리는 논술 사교육 시장=수능 등급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이 당선인의 발언과 대학들의 정시 논술 폐지 움직임 확산에 논술 사교육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온라인 논술교육 업체인 ‘엘림에듀’의 주가는 이날 개장부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 당선인의 기자회견이 끝난 오전 11시 이후 급락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서울 대치동에 있는 논술 학원가도 술렁였다. 학원가는 대부분 대학이 정시모집 전형이 끝나 수업이 없어 썰렁했고 일부 학원은 문을 닫고 있었다. E학원 관계자는 “원래 논술학원은 한철 장사라 지금은 조용할 때”라며 “대학들이 정시 논술시험을 폐지하면 폐업 학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논술학원의 강사 K씨는 “정시 논술이 없어진다는 말에 힘이 빠진다”며 “근처 학원 원장들을 만났는데 문을 닫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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