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장회의 참석자들 "정보 교환일 뿐 전체 대표할 수 없어"

17일 열린 서울경인지역대학입학처장협의회(회장 정완용·경희대) 회의에서 수도권 대학의 의견을 대변하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수능등급제가 보완되야 한다는 점과 대입자율화 시기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일반론만 확인했을 뿐이다.

이는 전체 68개 회원 대학 중 35개 대학만 참석한데다 대학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대표 의견을 내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각기 여건이 다른 대학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파장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결론을 반드시 도출해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도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수도권 대학의 대표 의견으로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면서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대학의 입학처장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내신실질반영비율을 두고 의견일치가 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서 논의한다고 합의가 되겠느냐"면서 "입학처장협의회가 실질적인 권한이라도 갖고 있어야 의견 수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욱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논의의 주제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창의적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요즘에도 여전히 대학은 변별력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선발에 몰입하지만 말고 국가적, 사회적인 책무를 먼저 생각해보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완용 회장은 "현장에서 입시를 담당하고 있는 처장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대입자율화에 따라 입시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갈 것인지 논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진정한 자율화는 주어진 것을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적극 나서서 좋은 제도를 건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