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감투란 돼지 위장 중에 쫄깃쫄깃하면서도 구수한맛이 나는 부위를 말한다. 그런데 본래 오소리감투란 오소리의 가죽에 털이 있는 채로 만든 벙거지를 가리켰다.

오소리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짐승으로 너구리와 비슷한데 몸길이가 40~50㎝, 꼬리 13㎝ 가량이고, 몸의 배면(背面)은 갈색이며 털끝에 회백색의 털이 섞여 있어 서리를 맞은 것 같다. 이 오소리는 굴속에서 생활을 하는데 사람의 기척이 나면 얼른 굴속으로 숨어버린다.

한번 굴속으로 들어간 오소리는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를 않아서 사람들이 오소리를 잡으려면 젖은 솔가지 등으로 연기를 내어 그 연기가 굴속에 들어가도록 굴을 향해 연기를 부체 등으로 부친다. 그 연기를 못 이긴 오소리가 드디어 밖으로 나올 때 비로소 오소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 연기가 자욱한 곳을 가리켜 ‘오소리 잡으려고 연기를 이렇게 피웠느냐’고 한다. 이러한 오소리의 털로 만든 벙거지가 오소리감투인데 그것이 권력의 상징으로 변질되어 ‘주간하는 자가 둘이 있어 서로 권력을 다투는 것’을 가리켜 ‘오소리감투가 둘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오소리감투가 순대 국밥집에서 파는 돼지의 내장 중 위장 부분의 쫄깃쫄깃하면서 구수한 맛이 나는 부위의 명칭으로 쓰이게 되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력이 전한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지만, 농촌에서 돼지를 잡을 때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 내장 등을 씻으면서 고기를 다루다 보면 항상 이 부위만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기가 일쑤이다.

마치 한 번 굴속으로 숨어버리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오소리처럼 그 누군가가 이 부위를 잽싸게 숨겨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주 없어지면 나오지 않는 그 부위에 오소리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이 부위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움이 자주 나면서 그 싸우는 모습이 마치도 감투, 즉 벼슬자리를 다투는 모습과 흡사해서 돼지의 위장 부위를 지체가 높은 벼슬자리인 ‘감투’로 불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오소리감투란 처음 의미와는 달리 돼지의 내장 부위 중 위장을 가리키는 명칭으로도 쓰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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