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 직무 워크숍 개최

"3년간 교과성적 평균이 1등급이지만 공부 이외에는 특별히 한 일이 없는 학생과, 교과성적 평균은 2등급이지만 학교신문 편집장을 지냈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한 학생이 있습니다. 누구를 뽑는게 좋을까요?"

11일 제주 KAL 호텔에서 열린 '대학입학사정관 직무 워크숍'에서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교수는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10개 대학에서 모인 '입학사정관' 41명의 얼굴에는 한순간 고민스런 빛이 떠올랐다. 입학사정관이란 각 대학에서 선정한 '신입생 선발 전문가'들로 이들은 수능·내신·논술 등 점수화된 전형요소 뿐 아니라 학생의 개인환경과 잠재력, 향후 발전가능성까지 두루 살펴 입시생의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날 입학사정관 제도가 지난해 시범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전형자료 평가방법 등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워크숍을 마련했다. '대학입학 전형자료의 활용과 평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교수는 "입학사정관은 내신 등급이나 수능 점수와 같은 단순한 숫자에 주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의 일반고와 지방의 과학고를 나온 학생의 내신 성적이 같다고 해서 두 학생의 능력이 같다고 기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각 학생이 처한 학교 및 가정 환경은 물론 학년별 성적 변화 추이까지 살펴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고 입시에 반영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이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BT 290점을 받은 학생이 280점을 받은 학생보다 나은 게 아니라 둘 다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영어 점수를 땄고 어려움을 극복한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농어촌 특별전형 때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한 서울대 입시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내신 등급이 낮은 학생이 점수 차이를 극복하고 합격했고, 성적이 나쁘지만 뛰어난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면접기회를 얻은 학생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입시생의 자기소개서에 나타난 다양한 입상경력이나 학외 활동도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까지 살펴야 한다면서 "전국대회 수상실적이 도단위 대회 수상실적보다 반드시 낫다고 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리더십 평가에서도 반장, 회장 등을 역임한 실적 보다는 이 기간동안 학생이 무엇을 이루어냈는지 알아내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점수를 나열해 순위로 뽑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하는 일"이라며 "다각도의 평가를 통해 학생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입학사정관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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