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안 전국입학처장協 신임회장

“새정부 출범이후 자율화 원년을 맞은 대학들은 내부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난달 20일 전국입학처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문흥안 건국대 입학처장은 대학자율화에 따른 내부역량 강화를 강조한다.

“부정입학 시비가 일어날 수 없는 공정한 입시관리와 점수위주의 선발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입시전형을 갖춰야 한다. 대학이 자율화를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대학자율화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문흥안 회장은 ‘대학 자율화 원년’을 맞아 전국 140여개 대학 입학처장을 대표하는 자리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학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교육부에서 일방적으로 입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전달하던 데서 이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입시계획을 세우는 시대가 됐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는 대학들이 다양한 전형요소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보가 순환되도록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간 정보교류를 통해, 대입기본계획을 대학 스스로가 만들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문흥안 회장은 “2010년 대학입시에 대한 기본 계획안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의 의견을 모아 상반기에는 기본 틀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지방의 간극을 좁히는 일도 관심사다. 서울과 지역의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대입 기본계획의 틀이 바뀔 수 있다.

“수도권과 지역 간 입장 차는 서로의 교육환경이 달라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토론을 통해 같이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그간에는 대학 간 토론의 장이 없었다. 지난 정권에서는 기회균등전형 등을 ‘정원외’로 선발하다보니 지방대의 반발이 많았다. 이런 문제도 대학끼리 서로 방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서울경인지역협의회 회장인 저와 부회장이 각 지역 회장들과 함께 지역을 순회하며 목소리를 듣겠다. 지역의 대학들이 서울의 입학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겠다.”

올해는 대입자율화의 시험대로 볼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첫 실시되는 해다. 올해 10개 대학에서 시범실시 후 2010년 입시부터 본격 실시된다. 문 회장은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자율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잘 운영하면 국민들이 대학의 학생선발에 강한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협의회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에 노력하겠다.”

문흥안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건국대 고시관인 ‘일우헌’ 지도교수와 관장도 맡고 있다. 문 회장은 “8년간 고시관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보니 우수한 학생 뽑기 위한 경쟁이 회의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우헌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보니, 나중에 고시에 합격하는 학생들을 보면 수능 성적은 별로 관계가 없더라. 대학에 꼴지로 들어왔어도 4년간 목표와 열정을 갖고 성실하게 공부해 고시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았다. 그런 걸 보면서 초·중·고교에서 공교육을 착실히 받은 학생은 대학이 다양한 요소로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학들이 너무 뽑는 데만 열중하고 있어 아쉽다. 잘 뽑기 위한 경쟁보다는 잘 가르치기 위한 경쟁을 한다면, 대학도 발전하고 공교육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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