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화 지향·국제화 지향·미래지향적인 경상대’라는 3대 중점 전략사업을 추진, 대학의 새로운 가치상승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대학을 오고 싶은 대학, 자랑스러운 대학, 신명나게 일하는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하우송 경상대 총장이 최근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하 총장은 총장 선거, 로스쿨 예비인가 탈락 등으로 어수선했던 학내 분위기를 치유하고 대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구상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하 총장은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며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총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고 있는 대학발전 계획을 들어봤다.


- 총장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로스쿨 후유증 등으로 힘든 시기였을 텐데.

“취임하자마자 로스쿨 현지실사 준비와 예비인가 대학 발표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각 부서별·단과대학별 업무보고가 한 달 정도 진행됐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각종 지역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우리대학의 상황을 전달하기도 하고 지역사회의 여론을 경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00일은 거점 국립대학 총장의 책임과 의무가 그만큼 무겁고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시기였습니다.”

- 취임 당시 3대 중점전략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임기동안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까.

“우리대학의 새로운 가치상승을 위해 ‘지방화 지향·국제화 지향·미래 지향적인 경상대’라는 3대 중점 전략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방화는 우리대학이 경남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하겠다는 뜻입니다. 먼저 도내 국립대학 간 통합 노력, 제2대학병원 건립 등과 함께 지역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맞춤형 인재 공급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대학은 미국 퍼듀대학, 미주리대학을 비롯한 중국·러시아 여러 대학들과 복수박사·학사학위제를 시행하는 등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천 송도에 국제화 캠퍼스를 조성, 국내외 우수인재들이 국제화 캠퍼스로 찾아오게 만들 것입니다. 또 대학 구성원 해외연수 확대, 외국인 학생·연구원 정착 지원, 국제어학원 활성화 등을 통해 국제화를 지향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학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도 많은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기금 확충과 대학 지주회사 설립, 수익형 민자사업 유치 등을 통한 획기적인 재정 확충으로 법인화에 대비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수한 교원과 학생을 유치하고 취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대학발전을 위해 21세기 전략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압니다. 전략위원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대학의 당면 현안 사업을 원활히 수행하고 장기발전을 이끌기 위해 대학통합준비위원회, 대학법인화연구위원회, 교명변경추진위원회, 재무전략기획위원회, 송도국제화캠퍼스준비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총장 직속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원은 위원회별로 공동위원장 2명, 위원 12~13명, 간사 1명 등 각각 15명 안팎으로 구성되었으며 여기에다 본부 보직교수·본부 과장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21세기 전략위원회는 선거 공약을 실현하고 대학의 장기 발전을 이끌 ‘핵심 싱크 탱크’ 역할을 하게 됩니다.” 

- 제2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구상은. 

우선 창원시에 800~1000병상 규모의 3차 의료기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부지조성, 건축 기간 등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보다 조금 늦은 2014년께는 개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통영·거제 지역에도 대학병원 설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임기 내에 창원 제2대학병원 추진과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해 가능성을 높여 나갈 생각입니다.”

- 수도권 여러 대학들이 인천 송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송도 진출 계획을 밝혔는데.

송도 진출은 생명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퍼듀대학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공동연구센터 건립 의사를 타진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이 있어 ‘국제생명자원응용연구원’ 설립을 제안했고 한 달 뒤 경상대-퍼듀대학-인천경제자유구역청 3자간 부지사용 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부가 지식형 성장 동력산업인 생명의학의 국제 공동연구·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인천바이오메디컬센터 내에 경상대-퍼듀대 공동 연구 공간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죠.

이 계획이 실현되면 수도권역에 국제화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교육기지 마련은 물론 수도권 대학들과 원활한 교류를 통한 연구 활성화 및 연구비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창원대와 통합이 성사단계에서 무산됐습니다. 도내 다른 국립대와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학 통합은 국립대 법인화 차원에서 검토되어져야 하며 대학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필수요건입니다. 통합의 원칙은 거점 국립대학인 우리대학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진주 지역의 대학들을 통합한 뒤, 창원대와 통합을 이루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됩니다. 현재 진주에는 진주교육대·진주산업대 등 3개 국립대학이 있습니다. 앞서 창원대와 통합논의 때 불거졌던 지역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이나 대학본부 위치와 같은 난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대학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 대학 발전기금 등 대학재정 확충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총장 공약사항으로 발전기금 300억원 확보를 제시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총장 직속의 재무전략기획위원회를 설치 운영 중입니다. 이 위원회에는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교수도 있고 실질적 기업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지닌 교수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어 기술지주회사나 경상매니지먼트 컴퍼니 등을 통한 발전기금 확충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 대학 장기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 대학 고유의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개발해 기부자들을 설득할 생각입니다. 가령 병원사업이라든지, 의과대학이 갖고 있는 지식을 산업화해서 학교를 지역사람들이 이용하게 할 계획입니다.”

-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견해와 준비는.

국립대 법인화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지방 학생들의 고등교육 기회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법인화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의 방향과 다른 대학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구성원들의 총의를 결집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휩쓸리지 않고 먼저 연구하고 준비해 법인화라는 큰 변화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하우송 총장은?>

 

하우송(55) 경상대 신임총장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쳤고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위암 수술전문 외과의사인 그는 1985년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싶다”며 경상대 의과대학 교수로 진주에 내려왔다.

하 총장은 지난해 9월 총장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총장에 당선됐다. 지난 2003년 총장후보로 첫 출마하기도 했으나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시 조무제 교수에게 뒤져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늘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 하 총장은 구성원 한 사람, 한사람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함으로써 구성원들의 ‘한마음’을 이끌어내 대학발전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외과의사 출신인 만큼 구성원들은 대학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대학 발전방안을 잘 풀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 총장은 20여년간 경상대 의과대학에 재직하면서 암연구소 소장, 교수회 부회장, 대학병원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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