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루머 등 궁금증 해소에 초점


서울대 로스쿨 입학설명회가 열린 21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은 로스쿨 열기를 반영하듯 발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중강당 400여개 좌석이 꽉 찼으며 계단과 출입문 뒷쪽의 '입석'도 자리가 없어 중강당 밖에서 귀를 기울인 수험생도 많았다.

서울대는 이날 입학설명회를 통해 로스쿨 전형안이 미확정인 부분이 많음에 따라 학원가 등에서 유포된 것으로 보이는 근거없는 각종 루머와 소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소문은 구술면접에서 영어로 질문하고 답변도 영어로 해야한다는 것으로 서울대는 이에 대해 "영어로 진행하는 방식은 구상하지도 않았다. 루머다"고 일축했다. 이원우 법대 학생부학장은 "외무고시 지원점수도 텝스 701점인데 그 정도의 공인 영어점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 실력이 특별히 우수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학생부학장은 "외국학위나 영어점수 등을 고려해 외국어능력이 탁월하다면 종합평가시 가점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학부성적(GPA) 부여 방식이 다른만큼 대학별 또는 전공별 점수를 차등 부여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쇄도했다. 이 학생부학장은 "전공별 또는 대학별 차이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간 학점 부여 방식에 대해 일일히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부성적은 특히 중요한 전형요소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평점의 백분위 환산점수와 석차를 반영해 상대적으로 학점을 후하게 주는 대학을 가려낸다는 복안이다. 또 전공 평점도 따로 제출하도록 해 전공 분야 성취도도 중요하다.

그러나 학부성적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적게 나온 교과목을 재수강 제도를 통해 이른바 '학점 세탁'을 할 경우에도 이를 가려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전형상의 헛점을 드러냈다.

특히 합격자발표일까지 석차가 나오지 않은 졸업예정자의 경우에는 동일 학과 지원자의 평점으로 추론해 석차를 반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대학별 학과별 차등점수 부여'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학장은 "처음이라 지원자를 우선 받아보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선행 데이타가 없어 당분간 간접평가 방식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까지 당분간 현행 사법고사가 병행실시됨에 따라 로펌들이 당분간 로스쿨 출신자보다는 사시합격자를 선호해 채용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시합격자의 공부량이 많고 연수원 실무를 거치므로 뽑아서 바로 쓸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논리인데, 그러나 사시 붙어도 성적이 안좋은 사람은 지금도 로펌에서 뽑지 않는다"면서 "낮은 성적의 사시합격자는 오히려 더 불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성화 관련 자격증이 유리하느냐는 질문에는 "특성화를 전문화로 오해하지 말아 달라. 이는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특정 전문가를 기르기 보다는 일반적인 법조인을 양성할 것이다"면서 "로스쿨 정원이 제한되어있고, 소규모 로스쿨을 만들다보니 이런 문제가 나왔다고 본다. 일부 대학은 특성화 쿼터도 있다. 이는 교육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기소개서와 경력소개서 작성에서 증명서 없는 서술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정해졌다. 그러나 서울대는 자신이 제출한 증명서를 놓고 이를 토대로 서류에 담지 못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서술하는 것은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LEET(법학적성시험)점수와 학부성적, 영어성적, 외국어점수, 자기소개서, 경력소개서, 면접 구술 등 각 전형요소간 특별히 중요한 분야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점을 주거나 기계적으로 점수를 부여하기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수한 법률가의 잠재력이 있는 지원자를 가려내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질문마다 "시종일관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답변해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학부성적의 영향력이 어느정도냐"는 질문에 서울대는 "학업성적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융통성있게 판단할 것이다. 그 정도밖에 말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로스쿨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김 모(24)씨는 "전형 요소별로 어떤게 중요한지,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대부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만 말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점수가 나오는 LEET 준비에 우선 신경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신(25)모씨도 "대부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하는데, 감이 전혀 오지 않는다. 내 서류점수가 몇점으로 환산될런지 미리 알수가 없는 상태에서 지원해야할 것같다"면서 "이번 설명회에서 들은 얘기는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얘기뿐"이라고 했다.

서울대만 유일하게 영어점수를 토익 대신 토플과 텝스(TEPS)성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도마에 올랐다. 모 질문자는 "텝스의 경우 시험 일정상 실질적으로 7월 성적까지 원서접수가 가능하도록 돼있다. 수험생을 고려해 원서접수 기간을 늦춰줄 수 없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각 대학마다의 정책 문제다. 서울대 로스쿨 입학설명회에서 타 대학 전형에 대해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 공고일을 이미 정했으므로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서울대는 토익을 반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입시 주최측의 정책적인 결정사항"이라면서 "토플과 텝스는 학문과 전공 연장선상의 어학실력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토익은 학문보다는 의사소통이라 아카데믹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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