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희망 학생 중심으로 수요 급증

올해 미국 하버드대에 합격한 경기도 A외고 김모군(18)은 대학 진학을 위해 1000만원짜리 '족집게 컨설팅'을 받았다.

한 차례 1~2시간씩 총 여섯 차례의 상담 비용이다.

김군의 어머니는 "6회 2500만원짜리도 있다"며 "입학사정관제가 활성화된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스쿨 컨설팅이 필수"라고 말했다.

스쿨 컨설팅은 특목고 학부모들 사이에 명문대 입학 보증수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스쿨 컨설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키로 해 국내 수요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여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액 과외처럼 입소문으로 암암리에 이뤄짐에 따라 스쿨 컨설팅이 사교육시장의 음성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미국처럼 스쿨 컨설팅이 교육산업의 전문 서비스 분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스쿨 컨설팅 업계 종사자들은 전직 특목고 국제반 출신 진학 담당교사나 미국 명문대 졸업생이 대부분이다.

미국 명문대 출신들은 자신의 입학 경험과 학교 인맥을 살려 전문적인 컨설팅을 하고 있다.

특목고 국제반 학부모들이 그룹을 지어 이들을 섭외하면 입학 에세이 작성을 도와주고,미국 명문대 입학사정관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에세이 주제를 '위안부'로 잡았다면 위안부 돕기 봉사활동 등과 같은 관련 경력을 쌓는 방법을 조언해 준다.

그러나 일선 학교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결국 학부모들은 고액 컨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고2 자녀를 둔 서울의 한 특목고 학부모는 "내년부터 서울대 등 국내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키로 하는 등 스쿨 컨설턴트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일선 학교의 컨설팅엔 한계가 있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액 컨설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스쿨 컨설팅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쿨 컨설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학교별 전문 컨설턴트 양성을 위한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의 경우 스쿨 컨설팅 서비스는 개별 학생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경쟁에서 도태되면 사라지는 미국 사립학교들은 전문 컨설턴트에게 의뢰해 학교의 마케팅 방향을 설정하기도 한다.

조기 유학생 등 해외 학생을 국내 대학과 연결시켜 주고 있는 스쿨 컨설팅 전문 업체 S아카데미 관계자는 "정부가 스쿨 컨설팅을 교육분야의 전문 서비스 영역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스쿨 컨설턴트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일선 학교에 전문 컨설턴트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