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cm 검은 나시를 입은 여자를 찾아라'

지난 95년 전북대 학습 도서관 현관에 붙은 대자보 내용이다. 토익공부에 필수요소인 카 세트 도난 사건이 줄기차게 이어지자 당시 도서관자치위원회(도자위)에서 목격자들의 증언 에 따라 범인을 잡기 위해 붙인 대자보였다. 결국 검은 나시를 입은 여자의 범행은 자취를 감췄지만 도난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강 이후 지금까지 학습도서관에 접수된 신고만 두달 동안 60여건. 거의 하루에 1건이며 분실을 하고서도 접수를 하지 않은 사람까지 감안하면 도서관은 도난사고의 '무풍지대'라 할 수 있다. 범행의 행태는 책, 지갑, 카세트, 가방뿐만 아니라 지갑 안에 있는 현금카드를 통해 돈이 인출되는 등 도난사고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자위 측은 도난사고가 한번 일어나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것과 주말 에 분실사고가 잦은 것을 두고 상습범 등 외부인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도자위에 서는 외부인이 많이 찾는 주말에 집중적인 통제를 하기 위해 열람실을 돌아다니며 학생증을 검사하기도 했지만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지적으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문대 안모양은 "최근에 책이 들어있는 가방을 통째로 분실한 적이 있어 도서관을 이용할 때마다 매우 신경이 쓰인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현재 도서관에는 관리인이 있으나 청소와 문단속을 하는데 그쳐 정복 관리인이 현관에 배 치돼야 한다는 것이 도자위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본부는 공무원 인력 감축으로 인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몇 년째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교체중인 다기능 학생카드를 이용한 출입문 완전 통제의 경우 외부 인원의 도 서관 출입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어 여러 대학에서 실시중이지만 이 것도 예산상의 문제로 여전히 검토중일 뿐이다.

계획적인 도난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의 부주의만을 탓할 수만도 없 다. 이제 대학본부는 용역업체를 통한 정복 관리인 배치와 완전 통제와 같은 대안들을 실천 으로 옮겨 도난 사고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으고 있 다.

이은주 학생기자 (사회복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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