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정시 논술 총평 공개

서울대(총장 이장무)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답안을 분석한 결과 창의적인 답안보다는 암기식 답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시문의 내용과 상관없는 당위적 주장만 나열한 답안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입학관리본부는 21일 홈페이지(http://admission.snu.ac.kr)를 통해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문항설명 및 채점 총평을 공개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논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제시된 답안은 모범답안이 아니라 실제 답안이 어떤 식으로 평가되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다.

서울대는 논술 출제 방향에 대해 고교 지문과 주제를 활용해, 사교육을 통해 암기된 지식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려는 것이었다고 제시했다.

입학관리본부는 "인문계열에서는 다양한 교과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문제를, 자연계열에서는 수리적 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며 "특히 자연계열에서는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통합적 추론 능력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인문계열의 경우 혈통과 조상의 범위, 동성동본 혼인금지의 불합리성이라는 제시문을 기초로 가능한 새로운 윤리체계와 그 한계에 대해 기술하도록 했다.

많은 답변은 그러나 각 도표의 특징을 기술하는데 무난했지만, 도표간 차이와 그 의미를 찾는 답안은 비교적 소수였고 이는 사고의 깊이가 다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논제의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일반적인 내용을 서술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제시문과 동떨어진 상식적 수준의 답안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입학관리본부는 "적지 않은 답안이 당위적 주장만 나열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교과서 내용을 암기하는 것보다. 이를 평소에 얼마나 다각적이고 깊이 있게 생각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연계열에서도 과학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개념과 원리에 근거한 추론을 요구했다. 단편적인 결론 찾기 보다는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추론 과정을 보여준 답안에 높은 점수가 부여됐다.

학생들의 답안은 그러나 논제 해결과정에 필요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없이 단편적인 결론만 기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시문과 논제별로 주어진 자료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경우에 대해 입학관리본부는 논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 필요한 정보가 주어져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 정량적인 값을 주고 다른 원리를 적용해 직접 수치를 다시 계산하도록 요구한 문항에서는 아무런 설명 없이 수식 또는 그림만으로 답안을 작성한 경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입학관리본부는 다양한 방식의 추론이 아닌 유사한 방식의 문제 해결을 시도한 것이 많은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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