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무협지 하면 아무 생각없이 읽을 수 있고 시간때우기용으로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한 볼거리로서의 무협지가 아닌 +무협소설과 같은 차별 받지 않는 문학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무협소설 전문출판사 '매'에서 책을 내기로 한 새내기 무협소설 작가 전북대 이원식(한국음악/2)군.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군은 그저 무협지를 시간 때우기용으로 여기는 +보통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손에 잡아본 무협지로부터 미래를 예감한 그는 과감하게 무협지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단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던 이군은 먼저 출판사에 자신이 쓴 무협소설을 보냈고 그것이 편집자의 눈에 띄어 무협소설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사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면 무협소설 작가가 결코 평범한 직업은 아니다. 평범치 않은 무협작가를 꿈꾸는 이군의 이력 또한 다채롭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갑자기 코메디 작가가 되겠다며 시중에 나도는 +개그책을 사들여 이를 달달 외우다시피 했고 대학에 들어온 지 얼마 안돼서는 역마살이 발동해 휴학계를 내고 영화판을 전전하며 조명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만화방의 한켠에서 라면만 먹으며 만화책과 무협지를 읽기를 5일, 갑자기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오늘의 이 작가(?)로 인도했다고 한다.

이렇게 자유분방해 보이는 그의 행동을 보면 부모님이 개방적인 의식을 갖고 있을 것 같지만 이군의 집은 전통적인 사대부 집안이다. 할아버지는 인간문화재인 인도 이인호 선생으로, 장손인 그가 무협소설 작가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의 반대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란다. 그러나 결국 그의 열성에 두손을 들었고 그는 무협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그러나 단순히 이군을 "구석 골방에 갇혀 담배 꽁초 가득한 재떨이를 앞에 둔 채 글을 써대는 사람"으로 보면 큰 오산이다. 그는 매스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여러 매체를 접하며 한달에 보통 30여권의 책을 읽는 '다독가'다. 만화책까지 합친다면 한달에 보통 1백여권의 책을 읽는다. 이러한 책읽기에 관해 '나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남을 이해하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하찮은 볼거리로 여기는 무협지에 사회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을 가미한 컬트 무협소설을 쓰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젊음의 특권은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는 것"이라고 힘있게 말하는 김군의 눈은 벌써부터 번득이고 있다.

- 이은주 학생기자 (사회복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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