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출제 부작용 많아, 토플·토익·텝스 활용 바람직"

“어찌 보면 편입학은 패자부활전입니다. 합격을 위한 편입시험이 되어야지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문창호 시사영어학원 원장은 대학 편입 영어시험이 학생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요자 위주의 평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원장을 만나 대학 편입 영어시험의 실태와 문제점을 들어봤다.

- 대학 편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한 해 동안 얼마나 되나.

“일반편입 16만명, 학사편입 9만명 등 연간 25만명 가량이 편입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경쟁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일반편입은 보통 30~40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학사편입도 10대1을 넘어선다. 편입학 응시생 수는 대학입시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입시가 전국민의 관심사인 반면 편입학은 그다지 주목을 못 받고 있다. 대학입시 못지않게 편입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 대학에서 실시하는 편입 영어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데.

“대학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영어시험이 편입의 당락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영어시험을 100% 반영하는 대학도 있으며 전체적으로 영어시험 반영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편입 영어시험은 대학 자체적으로 출제하다보니 난이도를 예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주로 각 대학 영문학과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영어시험에 대한 범위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실례로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중하위권 대학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현 편입학 영어시험은 객관적으로 실력평가를 하기 힘든 구조다.”

- 대학별 자체 출제에 따른 부작용은.

“현재 연세대에서는 토익이나 토플 성적으로 영어시험을 대체하고 있으며 고려대의 경우 대학에서 개발한 영어능력평가고사 ‘KUET’로 영어시험을 치르고 있다. 나머지 대학에서는 대부분 대학에서 교수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한다. 이렇다 보니 출제 경향은 토플식에 가깝지만 난이도를 예상하기 어렵다. 또 간혹 문제가 외부로 유출돼 선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려대의 KUET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오죽하면 고려대 편입에 합격한 학생들을 보고 ‘영어의 신’이라고까지 부르겠는가. 토익 만점을 받아도 떨어지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학별로 자존심을 내세워 어렵게 내다보니 수험생들만 애를 먹는다. 학생들을 합격시키기 위한 시험이 아닌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으로 변질되고 있다.”

- 듣기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대입 수능시험에도 영어 듣기 평가가 있는데 편입시험에 듣기 평가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대학의 행정 편의주의에 따른 부작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학에서도 이제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출제하는 시험은 기준이나 범위가 없다. 우선 편입수험생들이 편안히 공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평가가 아닌 토플이나 토익·텝스 등 공인영어평가 방식을 편입시험에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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