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났구나하는 생각뿐이었어요. 산이란 곳이 원래 사람을 단순하게만들죠" "산에 오르면 편안해져요. 자신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 8월23일부터 10월8일까지 8천2백1m 히말라야 초오유봉 등반에 성공한 사람들치곤 다소 싱겁게 소감을 밝혔다. 성균관대 산악반 회원으로대장 박명흠, 좌우진, 유석재씨(이상 졸업생), 김경태(경영 휴학), 곽명근군(법학1)이 문제의 산사나이들.

이번 등반은 성균관대 6백주년 기념 '세계 6대주 최고봉 등반계획'에 앞선 적응훈련 등반이었다. 산이 좋아 모인 이들은 출발 전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박명흠씨의 경우 직장문제가 걸렸고 김경태군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휴학까지 불사했다. 등반에 필요한 총경비 +3천2백여만원도 산악부원들의 쌈지돈에서 나온 것. 1백만원에서 2천만원까지 선뜻 내준 선배들이 있기에 감행할 수 있었다고 대원들은 말한다. 티벳 현지에 도착해서도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네팔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던 8월29일에는 마을을 통과할 수 없어 난감했던 일, 네팔 도로를 통과하다가 산사태를 만난 기억도 인상깊은 일이다.

박명흠씨는 "고도가 3천7백50m인 니알람에 이르자 산소부족으로 인해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두통과 구토에 시달렸다"며 "산소통을 메지 않는 무산소 등반이었고 셀파족(짐꾼)을 고용하지 않아 어려움이 훨씬 컸다"고 회고했다. 총 한달여에 이르는 산행. 눈에 반사된 빛 때문에 검게 그을린 얼굴이지만 대원들 사이에서는 흐뭇한 웃음이 묻어난다.

"로프 하나가 생명줄입니다. 등반 도중 선후배 사이의 정이 두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김경태군은 말한다.

초오유봉 등반에 성공한 이들에게는 또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내년부터 열릴 세계 6대주 최고봉 등반에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학교에 기획안을 제출했지만 84년 사고 이후 학교측이 지원을 꺼리고 있는 형편이어서 대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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