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은 '선배'로, 인사는 깍듯하게 '안녕하십니까?'로 통일되는 곳. 모임을 나가려면 무시무시한 탈퇴식을 치러야 하는 곳. 홍익대 태권도부는요즘 보기 드물게 80년대식 공동체 정서가 물씬 풍기는 동아리다.

지난 65년 홍익대에서 1호로 탄생한 태권도부는 한마디로 '정'으로 똘똘 뭉쳐있는 모임. 1주일간 매일 1시간 30분 동안 운동에 참여해야 하고 불참하는 사유를 동기들이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 자칫 +연락을 소홀히 했다가는 동기들이 선배에게 얼차려를 당하기 때문에 유난히 동기사랑에 신경쓰는 특징이 있다.

회원 박주완군(전자전기공학부1)은 "엄한 만큼 정이 넘친다. 당구나 치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태권도부에서 체력도 기르고 정도 쌓을 수 있어유익하다"고 말한다. 박군은 운동시간을 위해 아르바이트도 주말로 미뤘을 정도.

공인 5단으로 알려진 이면영 전 총장도 태권도부의 1기 지도교수였다. +때문에 대동제 기간 중 축제시범에 어김없이 이총장을 볼 수 있다. 현재 +경영대 학장으로 있는 김건호 교수 역시 태권도부 1기 선배로 연륜 깊은 동아리로서 회원들의 자부심이 대담하다. 동아리 초창기엔 회원 자격 조건도 까다로워 장학금 수여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동아리 좌우명은 '무언실천(無言實踐)'이다. 초창기부터 내려오는 +글귀는 회원 사이에 귀감이 된다. 행동으로 말하겠다는 숨은 의지의 표현인 셈.

태권도부는 내달 15~16일 항공대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지난 92년 전국동아리 태권도 시범대회의 맥이 끊긴 이후로는 선배들이 얻은 화려한 성적에만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극한을 시험하는 운동을 한 결과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자산"이라는 부장 정주용군(전자전기공학부2)은 "군입대 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며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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