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의도 파악이 문제 해결 핵심, 직접 문제 출제해보라

수능시험 등급제와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폐지된 2009학년도 대학입시 전략의 핵심은 ‘수시는 논술, 정시는 수능’일 것이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은 막연히 ‘수능시험 점수도 잘 안 나오는 내가 논술은 무슨, 내신도 나쁜데’라고 생각하며 논술고사 준비에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수시 모집 논술 전형의 경우 내신 4등급의 수험생도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에 합격할 정도로 논술고사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상위권 일부 대학에선 인문계에 수리 논술 출제

최근 인문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경희대·고려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상경 계열 등 상위권 일부 대학에서 언어 + 수리 논술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문제가 논술고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지만,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실시한 경희대 모의 논술고사 결과 15점 만점의 문제에서 90%의 수험생이 오답을 썼고, 평균 점수는 2.93점에 불과했을 정도다. 인문계 수리 논술 문제를 풀기 위해 고난도 수리 배경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 현상을 수리적으로 추론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지금부터 수리 논술 준비를 한다면 대학 합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밖에 전반적으로 도표나 그래프 등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논제가 요약·비교형, 설명·자료 해석형, 비판·논술·대안제시형 등으로 세분화되었다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험생들은 평소 저출산 고령화 현상, 범죄율, 양극화, 투표율, 다문화 가정 비율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계량화한 통계표나 그래프 등의 자료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 보고, 그 안에 담긴 정치·사회·문화적 함의를 정리해야 한다. 또 각기 다른 논제 유형별로 고득점 포인트에 맞는 차별화된 글쓰기 훈련에 주력하기 바란다.


자연계에선 수학·과학적 원리를 일상생활과 연계

자연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문제 유형은 수리 단독형 문제부터 과학 교과 간 통합형, 수리+과학 통합형의 문제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주로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경험하게 되는 자연과학 현상을 교과와 연관지어 분석하거나 원리를 적용하는 형태의 문제가 많다.

수험생들은 이에 대비해 각 교과의 기본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는데 그치지 말고, 개념의 구성 과정, 개념 사이의 관계 등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또 수학 및 과학 교과 관련 원리들은 과목을 구분 짓지 말고 유기적으로 학습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연계 논술고사에서도 기념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용, 해결 방법 제시, 공통점과 차이점 기술, 개념 및 과정에 대한 설명, 탐구 과정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 과학적 추론 방법에 대한 오류 찾기, 실험 결과에 대한 예측 등 다양한 논제가 출제되고 있으므로 논제 유형별로 차별화된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


서강대는 철학적 주제, 성균관대·한양대는 교과서 관련 고전적 쟁점 등 주로 출제

논술고사의 핵심은 제시문에 대한 비판적 읽기 능력과 통합적 사유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논증적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제 및 제시문이 대동소이하고, 자료 해석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학별로 차이점도 있는데, 이를 잘 파악하면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의 논술고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첫째, 대학별로 논제의 난이도가 다르다. 심층적이며 다각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을 중시하는 서울대나 연세대·고려대·서강대는 자유·평등·정의·학문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보편적인 논제를 출제하지만 제시문의 난이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수험생들 입장에선 너무나 흔한 주제이기에 창의적인 글쓰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데, 그렇다고 학원이나 교과서에서 익힌 판에 박힌 지식을 서술하는 것은 불합격의 요인이 된다. 수험생들은 지금부터라도 평소에 ‘왜? 어떻게, 나는’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부지불식간에 내재화된 관념들에 대해 의심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둘째, 대학별로 주로 다루는 주제가 다르다. 서강대는 철학적인 주제를, 성균관대나 한양대는 교과서와 관련된 고전적인 쟁점을 주로 출제한다. 이와 달리 한국외대와 경희대는 세계화, 정보화 등과 관련된 쟁점들을 주로 출제하는데 이는 이들 대학이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셋째, 고려대·경희대·중앙대·이화여대·한양대 상경계열 지원자들은 수리 논술이나 언어 + 수리 논술 형태의 논술고사를 치르는 것에 유의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확률이나 통계에서 주로 출제되며, 통계표나 그래프를 토대로 한 논리적 추론을 묻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는 논리적 오류를 찾는 문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논리학에 대한 최소한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서강대는 이번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상경 계열 논술이 폐지되고 인문계로 통합되었으며, 자연계에서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이 결합된 통합교과형 문제가 출제되는 등 변화됐다.

또 연세대는 2008학년도에 800자 짜리 문제 2개를 출제했던 것을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1,500자 1문항으로 대체하였고, 한양대는 상경계열 논술을 별도로 출제하는 등 일부 대학의 출제 유형에 변화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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