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논술 등 다른 평가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면접에서 실수하거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합격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과거의 경우 면접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지만 최근 대학들이 면접 비중을 높이거나 심층면접을 도입하면서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따라서 대학가는 길, 철저한 면접 준비는 필수다.

이번 수시2학기모집에서 대학들이 실시하는 면접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지난해 면접을 실시한 대학이 63개교에서 올해 89개교로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학생부와 면접을 동시에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지난해 53개교에서 올해 73개교로 상당수 늘었다. 면접은 사회적 이슈와 전공지식 등을 묻는 심층면접과 학생부·자기소개서 등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일반면접으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심층면접부터 살펴보면 심층면접의 경우 대학별로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유의해야한다. 즉 개인이 혼자 면접을 볼 수도 있고 여러 학생이 동시에 들어가 면접을 볼 수도 있다. 또한 집단토론 형식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자기가 지원한 대학의 면접유형이 어떤지 사전에 파악해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심층면접에 출제되는 문제들은 사회적 이슈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전공 관련 지식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수시2학기 대학입학정보’에 게재된 심층면접 대비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 지문 출제에 대비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영자신문의 사설 등을 통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영어로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 이상의 영어 어휘 및 표현을 공부해야 한다.

둘째, 중요한 시사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국민적 관심사가 됐던 시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윤리나 사회문화·정치·역사·과학기술 등의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과 관련지어 정리해 둬야 한다.

셋째, 교과에 대한 기초실력을 탄탄히 쌓고 지원학과의 전공에 관련된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

넷째,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이나 문제 난이도를 파악해야 한다. 인문계열 수험생이라면 영어 지문의 난이도는 어떤 수준인지, 자연계열 수험생이라면 수학이나 과학 교과 문제가 어떤 유형으로 응용돼 출제되는지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다섯째, 토론 수업을 적극 활용하고 실전처럼 자주 연습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집단 토론이든 개별 연습이든 평소 자신의 말하는 태도나 습관을 수시로 점검해보면서 문제점을 찾아간다면 실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사전에 면접 준비를 충실히 했더라도 면접장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면접장에서 자신의 능력과 준비한 내용들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면접 요령 또한 숙지해야 한다. 이와 관련 입학처장들은 출제된 이슈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갖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과 학생다운 단정한 외모가 성공적인 면접의 키포인트라고 강조한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면접을 볼 때 (출제된) 이슈에 대해 자기가 알고 있다, 정확히 문제를 이해한다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면서 “쇠고기가 위험하다면 왜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다면 왜 위험하지 않은지 논리적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면접장에) 하이힐을 신는 등 꾸미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고등학생이라면 면접관들에게 점수를 따는 것은 교복을 입고 오는 것”이라며 “학생다운 모습을 했을 때가 가장 보기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 면접의 경우 학생부·자기소개서 등을 바탕으로 면접이 진행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일반 면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다. 자칫 내용을 부풀리거나 정확하게 기재하지 않았을 경우 면접장에서 낭패를 당하는 것은 물론 불합격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문흥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건국대 입학처장)은 “정직하게 서류를 작성하고 면접장에서 정직하게 얘기해야 한다”면서 “면접관들은 학생의 잠재력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오기까지 과정을 묻는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청산유수에 대해서 점수를 많이 주지 않는다. 말이 어눌하더라도 진심이 베어나는 모습, 인간성을 보여주면 된다”며 “어려운 질문을 하면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심하게 떠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행동을 보이면 (서류 내용이) 꾸며져 있구나 직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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