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졸업한 인도인 프리야 씨.

지난달 29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 이날 1744명이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중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바로 일반대학원 전자정보통신공학전공인 인도인 프리야(27)씨다.

프리야씨는 인도 마두라이 카마라즈대(Madurai Kamaraj University)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이화여대 일반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이번에 당당히 석사학위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프리야씨는 지난달 삼성전자 입사 합격 통지서를 받아 이번달부터 근무하게 됐다.

“2년 동안 공부하면서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2년이라는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삼성전자 입사로 ) 2년 전 한국행 비행기를 타며 마지막으로 본 가족들과의 만남이 미뤄졌지만 졸업 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져 행복해요.”

프리야씨는 인도에서 대학을 다닐 때 상위 그룹에 속하는 우등생이었다. 그런 그가 미국·유럽 등 여러 선진국을 대신해 한국 유학을 결심했던 이유는 자신의 전공이 전자공학 분야이기 때문이었다.

“외국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반적으로 IT의 경우 미국이 유명하지만 전자공학 분야는 한국이 강국이죠. 그래서 한국을 선택하게 됐어요.”

프리야씨가 한국에 오기 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언어 문제였다. 사실 아직까지도 프리야씨의 한국어 수준은 능숙하지 못하다. 하지만 프리야씨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언어 문제가 공부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우수해 영어로 수업, 연구 등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프리야는 이것이 이화여대를 비롯해 국내 대학들이 추구하고 있는 국제화의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주위 분들도 한국에 간다고 했을 때 한국어를 몰라 힘들 거라고 걱정했어요. 하지만 교수님들이 영어로 강의해 주시고 연구를 진행할 때도 영어로 했죠. 이처럼 이화여대가 국제화가 잘 돼 있어 언어 장벽 없이 공부할 수 있었어요. 제가 삼성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언어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공부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었기 때문이죠. 또 임혜숙 지도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교수님들이 도와주셨어요.”

인도에서 대학을 다닌 프리야씨가 2년간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 대학과 인도 대학의 차이점으로 느낀 것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보다 한국 대학들과 기업체 간 산학협력을 꼽았다.

"제 전공인 공학분야를 예를 들면 인도 대학에서는 위원회에서 커리큘럼을 정하지만 한국 대학에서는 기업이 커리큘럼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어요. 인도 대학위원회 위원들은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들이지만 산업체에 있는 분들은 아니죠. 한국 대학은 기업체에서 실질적으로 커리큘럼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더 적합한 교육환경이 이뤄진다고 봐요.”

프리야씨는 삼성전자에서 외국인 학생 채용 공고가 나자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후 프리야씨는 지난 3월부터 총 5단계의 입사 과정을 거친 후 입사의 영예를 안았다.

“인도로 돌아가면 얼마든지 직장을 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전자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고 삼성전자는 노키아·모토로라처럼 세계적인 기업이죠. 마지막 5단계로 삼성전자에서 인턴십 과정에 참여했는데 그때 한국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헌신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프리야씨는 한국으로 유학 와 한국 굴지 기업에 취업, 외국인 유학생의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됐다. 최근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야씨는 후배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문화와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자세가 있어야 해요. 저는 다행히 영어 강의가 잘 된 대학에서 공부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들도 있죠. 아울러 한국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영어강의가 잘 돼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또 한국은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갖고 와야 해요. 다른 나라의 경우 적당히 공부하면 적당한 직장을 얻을 수 있겠지만 한국은 그렇지가 않아요. 한국에서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프리야씨는 앞으로 2년간 한국에서 생활한다. 삼성전자와의 계약 기간이 2년이기 때문이다. 이후 계획에 대해 프리야씨는 아직 구체적인 구상은 못했지만 나중에 고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능력·지식·경험을 사용할 발휘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끝나면 연장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 고국에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한국과 인도, 양국의 정보통신 분야 발전 교류에도 기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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