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과학대는 지난 2006년 가천의과대와 가천길대학이 통합하면서 특성화된 종합대학으로 거듭났다. 통합 후 두 대학의 특화된 의료·생명·보건과학 분야를 접목시켜 현재 6개 학부 19개 학과(전공)의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학 내 뇌과학연구소와 암·당뇨연구원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의학전문대학원은 학생 수준이나 교육시설 면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대학은 지난 7월, 의료·생명·보건 특성화 종합대학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송석구 전 동국대 총장을 새 총장으로 추대했다. 송 총장은 동국대 총장을 연임하며 일산 동국대병원 을 설립하는 등 추진력이 뛰어난 CEO형 총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 동국대, 동덕여대에 이어 세 번째로 대학경영을 맡았다. 대학경영의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나.

“(웃음)그 대학에 맞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경영하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대학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외부 총장의 역할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우리 대학은 의과대학으로 출범했지만 대학 통합 후 의료보건계열 특성화 종합대학 발돋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대학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게 내 임무다.”

- 대학 통합 후 학과 개편 등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종합대학으로 출범했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내후년부터 통합 이후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된다. 우리 대학은 취업에 관한 한 다른 어떤 대학보다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학 통합 후 기존의 특성화 학부 이외에도 독창적이고 특성화된 학부를 많이 신설했다. 임상보건과학부의 방사선학과, 응급구조학과, 의학전문대학원과 연결된 생명과학부가 대표적이다. 특히 간호·보건 계열은 100% 취업이 보장된다.

특성화 대학답게 모든 학부가 의생명과 밀접한 분야의 전공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령화사회를 맞아 보건의료부문이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어 관련 학과 전망도 밝다.”

-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했는데 현재 어떻게 운영되나.

“통합 전이나 지금이나 아주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고 있다. 학부과정을 마친 학생들이어서 학업에 더 열중한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전인교육을 통해 인성을 겸비한 의과학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은 국내 6번째로 큰 길병원과의 실험 실습 등 협력 프로그램이 잘 구축되어 있다.”

- 재단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뇌과학연구소에서는 앞으로 어떤 성과들이 나오나.

“뇌는 신의 영역으로 불릴 만큼 미지의 분야다.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해 학문과 응용연구를 병행해 추진 중이다. 뇌과학연구소는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곧 나올 것이다. ‘PET-MRI시스템’ 개발은 인류 건강증진은 물론 미래 뇌과학 분야에서의 엄청난 수익창출을 가져다 줄 것이다. 현재 독일 지멘스와 기술협정을 체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 5월 문을 연 암·당뇨연구원은 기초연구에서 치료, 신약개발, 임상연구, 예방연구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계획이다. 암과 당뇨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교육, 진료, 임상실습이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2010학년도부터 현재 대학원 과정에 개설된 암·당뇨학과를 학부 생명과학부 내에 별도 설립할 계획이다.”

-취임사에서 ‘실력과 지성을 겸비한 가천인 육성’을 강조했는데.

“다민족·다문화,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선 의사소통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언어교육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일본어·독일어 등 2~3개 언어를 구사해야 세계인이라 할 수 있다. 민족주의 보다는 다민족·다문화시대에 맞는 보편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 한국문화의 특성을 보편화시켜 나가는 창의적인 전문가를 길러내고 싶다.

실력 있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잘 가르쳐야 한다. 교수는 지금보다 더 잘 가르치고, 강의도 다른 대학보다 뒤쳐져서는 안 된다. 단지 졸업장만 주는 대학이 아닌 세상사는 경쟁력을 몸에 배게 해주는 그런 대학이 되어야 한다.”

- 요즘 대학생들은 전문지식은 풍부한 반면 인성 면에서는 좀 뒤떨어지는 것 같다. 인성교육에 대한 계획은.

“오늘날 세상의 혼란과 불행은 지식의 부족에서라기보다 인성과 휴머니티 상식과 품성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실력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다운 지성인’, 된 사람을 배출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내년부터 인성관련 교과목을 커리큘럼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 임기동안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대학 구성원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백년동안 갈 수 있는 원칙과 절차를 확립시켜나가겠다. 또 특성화된 종합대학으로서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 세상의 컨버전스, 퓨전추세에 부응하도록 교육에서도 융합과 컨버전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의료·생명·보건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야 한다.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학문을 통해 전공을 다양화시켜 나갈 생각이다.”

- 끝으로 현 정부의 대학정책이 자율로 바뀌고 있는데 이 방향이 옳다고 보나.

“대학 자율화를 위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 입시정책에서도 모든 권한을 대학으로 넘겨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대학은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매년 대학당국과 학생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학 재정지원을 위한 관련법을 만들어 과감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평가지원 방식은 빈익빈 부익부만 심화시킨다.”

<송석구 총장은>

송석구(69) 신임총장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77년부터 2003년까지 동국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동국대 공보실장 총무처장 부총장 등 요직을 거쳐 1995년 총장으로 취임했다. 동국대 직선 총장으로 유일하게 연임기록을 갖고 있는 송 총장은 총장재직 8년 동안 동국대 변화를 주도해온 인물.

기존의 불교대학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인문학을 기초로 한 공학·의학·정보통신기반의 첨단 테크노 대학으로 성공적인 개혁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일산 동국대병원 건립을 주도했으며 발전기금으로 725억원을 모으기도 했다.

송 총장은 인문학자(한국철학)지만 숫자개념이 정확해 학교 예산을 모두 기억할 정도로 학교 씀씀이를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다.

<대담 - 본지 이인원 회장 /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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