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백석대 대외협력부총장(전 스포츠조선 사장)


【천안=신하영 기자】“평생 사람 보는 일을 했다. 백석대에 와 보니 학생들 표정이 밝고 진실성이 있어 보인다. 서울시내에서 보는 젊은이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지난 1일 백석대 대외협력부총장으로 임명받은 하원 전 스포츠조선 대표이사는 백석대의 첫 느낌을 이같이 밝혔다. 언론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백석대의 장점을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백석대만큼 기독교 정신에 충실한 대학도 없다. 와서 보니 봉사활동을 참 많이 하더라. 연간 200개가 넘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연인원 5000명 이상의 교수와 학생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 때문인 것 같은데 좋은 일은 많이 알려야 한다. 그래야 다른 곳도 자극받게 되고 사회적으로 선행이 확산될 수 있다.”

하원 부총장은 이름난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1972년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 조선일보 기자로 입사한 뒤 계속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프랑스 특파원·정치부 차장·일본 특파원·정치부장·편집부국장·총무국장·출판국장을 역임한 뒤 2002년부터 스포츠조선 사장을 맡아왔다.

“백석대로 오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설립자인 장종현 총장과의 개인적 인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평생 있던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도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름대로 기자생활을 무리 없이 잘 마감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복이라면 복일 것이다. 지금까지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한 곳으로 대학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치부 출입처라면 모두 출입해 본 그였지만, 대학은 생소한 곳이다. 그러나 대학이 사회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세계 10위권 대학이 없다는 게 납득하기 힘든 점이었다. 교육열이 세계 최고이고, 국민들의 지적 수준도 외국보다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다. 그런데도 경제규모 세계 12~13위에 걸맞은 대학이 없다는 점이 의아했다. 이에 대해서 아직 내 나름대로의 답을 찾진 못했다. 다만 대학이 잘돼야 국가도 발전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대학에서 수준 높은 기술·지식 기반을 만들어야 사회 수준도 올라간다. 백석대도 그런 면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 되었으면 한다. 이공계 대학이 과학기술로 사회에 공헌하듯이 백석대는 인성교육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부 기자를 오래 한 그에게 올바른 리더십에 관해 물었다.

“병졸이 사자이고 지휘관이 양인 부대와 병졸은 양이지만 지휘관이 사자인 부대와 싸우면 어디가 이기겠는가. 사자가 지휘관인 부대가 이긴다. 리더십이 그만큼 중요하단 얘기다. 올바른 리더십은 선견지명을 갖추고 조직의 나가야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혼자서 나갈 수는 없으니 전체 조직원의 힘을 결집해 따라오게 만들 수 있는 역량과 인격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리더의 표상이 될 만한 사람은 많다. 오히려 자신의 잣대와 맞지 않으면 깎아내리려는 분위기가 문제다. 10가지 덕목 중 한 가지가 부족하면, 그 하나를 감싸주고 격려해 주는 분위기가 자리 잡혀야 한다.”

요즘 대학가에 논란이 되고 있는 ‘폴리페서’에 대해서도 긍정적 측면을 제시했다. 대학과 사회의 교류가 필요하단 측면에서다. 특히 교수는 자신의 학문에 현실성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페서에 대해 나쁘게 만 볼 필요는 없다. 대학에만 계셨던 분들은 아무래도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정치학 교수가 한국의 현실 정치를 잘 모르는 것과 같다. 교수출신 관료들이 일정한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학문과 사회현실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교류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교수가 정계나 정부기관에서 일하다가 강단으로 복귀하면 그만큼 대학은 현실성이 높아진다. 과학교류만이 아니라 산학교류에도 인력 교류가 필요하다.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학문은 그 가치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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