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5년 뒤에는 지방 대학들부터 대규모 미충원 사태를 맞게 될 것입니다. 우리 나사렛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은 입학자원 감소로 지역대학들의 위기가 예상되는 2012년 이후를 오히려 대학발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 수립된 ‘비전 2014’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전략이다.

“2014년까지는 교원·교사·교지 확보율을 100%까지 끌어 올릴 생각입니다. 80%의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 생각입니다. 재활복지 특성화를 전 학과에 연계시키고 국제화와 5대 기본교육을 충실히 시킨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교육 여건을 제공하는 대신 학생 취업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임 총장은 “교육 여건을 부족하지 않게 마련해 주는 대신 전공중심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겠다”며 “학과별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취업 100%를 달성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20일로 수시 2학기 모집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이번 입시부터 나사렛대는 대표 학부인 재활학부의 6개 전공을 모두 분리시켰다. 배경이 뭔가.

“우선 특정전공으로 학생들이 몰려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했다. 6개 전공을 재활학부로 묶어 두었더니 전공 선택 시 학생들이 언어치료학과로 몰리는 경향이 생겼다. 언어치료학과에만 학생수가 500~600명 정도 몰리는데 이러면 교육을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학과중심의 경영체제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이제 각 학과가 나름대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입학 경쟁률·재학률·취업률 등의 지표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책임 경영이 학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다. 교육 여건을 부족하지 않게 마련해 주는 대신 학과별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취업 100%를 달성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 나사렛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재활복지 특성화 대학이다. 그런 만큼 거의 모든 학과에서 재활복지와 연계된 교육을 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사렛대를 졸업하면 기본적으로 수화 통역은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35개 학과 중 20여개 학과가 재활복지와 연계된 교육을 받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총장 직권으로 35개 전체 학과에서 수화통역을 배우도록 할 생각이다. 국제화 교육과 5대 기본교육(영어·컴퓨터·독서표현능력·기독교인성·사회봉사)으로 외국어 능력과 인성, 수화통역 능력까지 갖춘다면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지난해 간호학과를 신설하면서 국제화된 교육에 자신이 있다고 밝히셨는데.

“나사렛대는 기독교정신을 갖춘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 각지에 57개 나사렛대가 있다. 미국만 해도 샌디에이고·캔자스·보스턴·노스웨스트·오하이오 등 8개 지역에 나사렛대가 분포돼 있다. 앞으로 미국 8개 나사렛대에 교육 캠프를 설치해 학생들에게 국제화된 교육을 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신설된 간호학과 또한 기본적으로 미국 간호사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과로 특성화 시킬 것이다. 나사렛대 전체적으로는 외국인 전임 교원을 30명 확보하고 있다. 전체 전임교원(120명) 중 25%에 달한다. 국내 최고 수준이다. 향후 5년간 연차적으로 외국인 전임 교원 수를 52명까지 늘릴 생각이다. 한 학과에 2명 정도의 외국인 교수가 배치돼 학생들의 영어공부와 해외연수를 돕게 된다.”

- 특성화 분야로 재활복지를 택하게 된 배경을 알고 싶다. 종교적인 이유에서인가.

“1998년 대학종합평가 1주기를 준비하면서 재활복지를 특성화로 정했다. 기독교적인 정체성과도 맞고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졌더라도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한국의 어느 대학이든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대학이 장애학생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을 갖지만, 나사렛대는 시각·청각·지체·정서 장애학생을 차별 없이 받는다. 어느 대학에선가 이 학생들을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최근에 나온 교육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2학년부터는 입학자원이 줄어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최근 비전 2014 전략을 마련했다. 2014년까지는 교원·교사·교지 확보율을 100%까지 끌어 올릴 생각이다. 또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으로 빼앗기는 시간이 크기 때문에 기숙사를 확충할 생각이다. 5300여명 중 4000명 이상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그래서 1~2학년은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만들고, 3학년 2학기에는 해외연수를 보낼 생각이다. 향후 건설예정인 천안 쌍용역(나사렛대역)에도 정문을 내고 그 주변 지역을 부산대와 같은 개발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 대학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별로 맞춤식 평가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같은 지표로 모든 대학을 평가하면 대학별로 차별화된 교육은 사라질 것이다. 이는 모든 대학을 ‘연구중심’과 ‘교육중심’으로 나눌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대학은 교육중심 대학이지만, 재활복지 분야에선 연구중심 대학이다. 현재 우리 대학엔 5300여명의 학생 중 351명이 장애학생이다. 어떤 학생은 대전에서 통학을 하는데 기억력이 20분을 넘지 못한다. 어머니가 학교에 도착하면 집에 전화하라고 하지만 늘 잊어버렸다. 그러던 학생이 3학년 1학기 때 처음으로 집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전화를 받고 얼마나 감격을 했겠는가. 나사렛대에서는 이런 게 바로 교육이다. 각 대학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평가를 해야 한다.”

- 이제 조금 있으면 정시 모집이 시작된다.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은.

“우수학생 보다는 소신 지원자를 원한다. 나사렛대의 특성화를 이해하는 학생이 많이 오길 바란다. 그리고 기독교 대학이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학생이었으면 좋겠다. 나사렛대는 앞으로도 기독교적인 색체를 분명히 할 것이다. 그래야 교육적인 만족도도 높다. 상위 10%의 학생에게는 ‘나사렛국제지도자사관학교(NGLA)’로 수월성 교육을 시키고 있다. 향후 학교의 명예를 드높일 인재를 키운다는 생각에서 학교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NGLA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연간 120만원에 달하는 학생생활 지원금을 지급받는다. 학생들은 6~7명씩 조를 이뤄 매주 3차례 이상 원어민 교수로부터 외국어지도를 받고 있다. 4년간 영어 집중지도를 받으면서 토익과 토플 성적을 끌어 올리는 것이다. 방학 중에는 해외 연수 기회가 주어지고, 한 학기 이상 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2학년 때 부터는 △공무원·공사 △유학 △대기업 취업 △교사 등으로 트랙을 나눠 진로 맞춤형 지도를 받고 있다.”

 

임승안 총장은...

1980년 숭실대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캔자스나사렛 신학대학원과 예일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나사렛대 신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목실장·기획실장·교무처장·신학대학원장·대학발전추진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5년 3월 나사렛대 총장에 취임했으며, 한국웨슬리학회 부회장과 전국신학대학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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