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 “봉사활동이 해외 명문 로스쿨 합격 비결”
[사람과생각] “봉사활동이 해외 명문 로스쿨 합격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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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로스쿨 4곳 동시 합격 건국대 박희정씨
“NGO 활동과 논문 공모전 수상, 그리고 학업계획서에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어요. 로스쿨에 입학해 어떻게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제시한 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건국대 박희정(법학과4)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유럽의 비엔나대와 런던정경대, 미국의 코넬대와 남가주대(USC)로부터 차례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모두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해외 명문 로스쿨이다. 더욱이 박씨는 토플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우수그룹(talented group)으로 분류돼 합격했다.

박씨가 제시한 합격비결은 비교적 간단했다. 사회봉사 경험과 이를 토대로 한 논문 공모전 입상이다. 그런 그에게 국내 로스쿨 입학전형에 대해 묻자 곱씹어 볼 만한 답변이 나왔다.

“해외 로스쿨들은 50년 이상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학생 선발방식을 체계화 시켰잖아요.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나름의 기준과 방법을 만들었다고 봐요. 해외 명문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의 얘길 들어보면 (입학한 학생들) 모두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하나같이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얘길 해요. 이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 졸업 후 목표 등을 통해 학생 하나 하나를 면밀히 평가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박씨는 원래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었지만, 1년 만에 그만뒀다.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1학년 때부터 사시를 공부하면서 스스로 퇴보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법학을 좋아하긴 했지만 제가 원한 건 달달 외우는 학문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사시에 합격하기 위한 과정에서 약자에 대한 고민이나 사람에 대한 고민은 찾아 볼 수 없었어요. 오히려 인간관계를 하나씩 끊어야 했어요. 인성은 배제되고 점수만 남는 느낌이었지요.”

그 때부터 박 씨는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인권·평화 분야 NGO 등에서 인턴이나 자원봉사 활동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논문으로 풀어냈다. 2001년 그가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국제입양인봉사회’의 경험이 대표적이다. 박 씨는 해외 입양인의 인권보호를 연구한 논문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논문 공모전 2위를 수상했다.

“어릴 적 해외에 나간 입양인들이 성인이 돼 정체성 고민에 빠져 힘들어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네덜란드에서 낸 통계를 보니까 입양인들의 자살률이 평균보다 2배, 마약 중독자가 될 확률은 3배나 높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입양인의 인권보호도 중요하다는 논문을 쓰게 됐지요.”

박 씨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인권·환경·평화 등 8편의 논문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모두 사람과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고, 팔을 걷어 뛰어든 경험이 토대가 됐다. 국내외 NGO를 가리지 않고 활동했기 때문에 영어실력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로아시아(Lawasia) 국제법률토론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이력이 그의 영어실력을 대변해 준다.

그렇다고 그가 ‘수재형’이나 ‘천재형’ 인재는 아니다. 오히려 엄청난 ‘노력파’에 가깝다. 박 씨 스스로도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남들이 책 한 번 볼 때 두세 번을 봐야 했다”고 말할 정도다. 영어실력도 그랬다. 지난 1999년 군 입대 전 처음 본 토익 점수는 330점이었다. 카투사에 입대하기 위해 이를 몇 달 만에 600점대로 끌어올렸고, 제대 후 “8개월 동안 영어만 접했다”고 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 끝에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980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대학입학 전까지의 이력은 더 극적이다. 경북 안동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박씨는 “열심히 일해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며 “농사를 지어 다섯 식구가 먹고 살아야 했는데 생존을 위한 전쟁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암울했다”고 술회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데에는 그의 신앙(기독교)과 근성이 힘이 됐다. 2학년 말부터 해외 로스쿨에 눈을 돌리면서, 매일같이 새벽기도를 나갔다. 박 씨는 "제가 힘들 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도하면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했으며, 꿈을 꾸며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박 씨가 합격 통보를 받은 4곳의 로스쿨 중 그의 선택을 받은 곳은 런던 정경대(LSE)다. 사회과학분야에서는 하버드와 세계 1위를 다투는 명문이면서도 학비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그곳에서 국제통상법과 국제인권법을 전공할 생각이다. 인권과 평화를 실천하는 국제 NGO를 설립하고 경영하는 일이 그의 꿈이다.

“국제 기부문화를 창출하고 개도국과 빈곤국의 구제와 자선을 실천하는 국제 NGO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UN 등 국제기구가 강대국에 의존하면서 겪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익모델도 창출할 생각이에요. 수익원을 창출한다면 아마도 ‘국제 사회적 기업’으로 부르는 게 적당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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