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취업희망자가 졸업예정자를 포함, 모두 28만명인데 반해기업체와 중소기업에서 뽑는 규모는 8만명 정도에 그치는 등 그 어느때보다 취업난이 극심해짐에 따라 각 대학들이 취업률 높이기의 일환으로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다.

취업박람회는 그동안 취업시즌마다 으레 하기 마련인 행사 차원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각 대학이 적극적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참가 학생들의 반응도 예년에 비해 훨씬 고조되는 등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단 한번도 취업박람회를 개최한 적이 없던 고려대가 취업박람회를 개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취업난에 있어서는 이른바 명문대도 예외는 아니다. 고려대 취업정보과 신정 주임은 "학생들이 기업 및 채용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취업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취업박람회를 원하고 있다"며 취업박람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린 주요그룹 채용설명회에도 5백여명의 학생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 행사는 취업관련 강연을 시작으로 삼성, 선경, 한화 등 주요그룹의 기업설명회와 즉석 취업상담이 진행됐는데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참가학생들의 표정은 대부분 굳어 있었다. 박람회장을 찾은 전남대 이주열군(산공4)은 "작년과는 달리올해는 각 학과로 들어오는 추천서도 거의 없다"고 말해 취업난이 잘나간다는 공대생에게도 예외가 아님을 말해줬다.

하지만 장소에 따라 몇백명에서 몇천명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취업박람회가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인재 채용을 원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학생 모두 제대로된 정보와 공감대를 교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취업박람회로는 기업이원하는 인재를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기업측이 참가하는 것은 각 기업의 인사방침 및 기업이미지 홍보 때문"이라는 모그룹 인력개발팀 관계자의말에서도 취업박람회의 효율성이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음을 짐작할 수있다.

각 대학 취업박람회 일정
대 학내 용
건국대

9월말 취업특강(리크루트, 매경, 인턴)

경희대

9.25~26 엘리트뱅크 채용박람회 - 삼성그룹 외 20개사(대운동장)

고려대

9.29~30 채용박람회(대운동장). 10.7~8(학우강당)

숙명여대

10월 중순 - 모의면접

성신여대

9.29~10.17 취업전략주간 - 직종별 세미나, 모의면접, 토익테스트

연세대

10.7~8 취업박람회(인턴)

이화여대

9.9부터 개별기업 취업설명회

서강대

9.23~24 채용박람회, 10.9~10 면접특강

성균관대

9.29~30 엘리트뱅크(대운동장), 10.9~10 채용박람회(비천당)

동국대

9.25 - 모의면접

부산대

9.25 채용박람회(학생회관)

전남대

9.10 기업체 채용설명회. 9.30 기업체, 기관 채용박람회, 10.8 주요그룹 채용설명회(전 행사 대강당)

경북대

9.26 채용박람회(리크루트), 10.9 기업종합설명회 - 8개 그룹사, 10.23 국가공무원설명회

한양대

9.23~24 채용박람회(학생회관)

국민대

9.25~26 열린 채용마당(체육관)

연세대 취업지도과 이봉호 주임도 취업박람회에 대해 "학생들과 기업이 만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일회적이고 비효율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며 기업의 세밀한 준비와 학생들의 사전정보 습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취업욕구를 감안할 때 취업박람회가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고 판단, 대규모 취업박람회 대신 학생들이 원하는기업의 구체적인 채용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업설명회와 직종별 채용설명회를 수시로 개최, 관심 있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 성신여대와 숭실대 등도 각각 동문들과 연계, 취업정보를 얻을 수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으며 아주대는 매년 동문기업가를 초청하는 'JOB FAIR'를 개최함으로써 학생들을 동문 기업에 직접 취업시키고 있다. 이처럼 많은 대학들이 독자적인 취업설명회를 선호하는 것은 대규모 취업박람회보다 구체적인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

하지만 취업이 점점 힘들어지는 현실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취업박람회는 학생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취업의 장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기업측의 사전준비와 함께 즉석에서 원서배부 및 접수가 이루어지는 등 취업박람회의 내실을 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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