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입학처장협의회 연구보고서 발표

“SAT는 학생 선발의 공정하고 효과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대학들은 SAT의 지나친 반영을 줄이고 내신성적·특별활동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해야한다.”

미국 입학처장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에 있어 SAT 반영을 줄이고 더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입학처장협의회는 SAT에 지나치게 치우친 현행 입시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판단, 대학들에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처장협의회가 꼽은 현행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교과과정에 집중하기보다 단기간에 SAT 점수를 올리는 편법 배우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점. 이에 따른 사설 교육기관의 비대화 또한 심각하다는 의견이다.

연구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윌리엄 R. 핏시먼즈 하버드대 입학·장학처장은 “SAT의 지나친 반영이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 교과과정에 집중하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입자문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도 입학처장협의회와 동일한 의견을 표출, SAT의 지나친 반영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입자문협회는 특히 SAT 점수가 학업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입자문협회 한 관계자는 “통계에 따르면 SAT 점수는 사회계급·인종·부모의 교육 수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업능력과 무관한 요소들로 인해 손해 보는 학생이 없도록 SAT 반영 비율을 낮추고 더욱 다양한 평가요소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핏시먼즈 처장 역시 “SAT 점수가 학생의 능력을 확연하게 보여 준다는 사회 인식은 결코 옳지 않다”면서 “교육현장에 직접 찾아가본 사람이라면 SAT가 학생의 진정한 가치나 능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이 SAT에 치우친 대입 전형의 문제점들이 드러남에 따라 입학처장협의회는 SAT 점수 반영을 줄이거나 아예 보지 말것을 대학들에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 SAT 반영의 ‘실’이 ‘득’보다 크다면 입학전형 요소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

실제로 현재 웨이크포레스트대(Wake Forest University)·스미스대(Smith College)·베이츠대(Bates College)·로렌스대(Lawrence University) 등의 대학들은 SAT 점수 반영비율을 낮추거나 지원 기준으로만 보는 등 입학 전형요소에서 배제하는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핏시먼즈 처장은 “하버드 역시 SAT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SAT보다는 내신성적·특별활동 상황 등이 기록된 학생부나 기타 더욱 효율적인 시험들의 점수를 반영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보다 정확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이 고안되야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환경·배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인 시험이 만들어진다면 학교 교과과정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 내 입시전문가들은 입학처장협의회의 이번 보고서가 SAT 점수가 학생의 능력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지표라고 여겨 왔던 사회 인식에 일침을 가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데이빗 호킨즈 대입자문협회 연구실장은 “입학처장협의회 연구보고서를 통해 대입관계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SAT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 입시 풍토를 반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SAT가 신입생 선발을 위한 최적의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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