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고려대학보「고대신문」에서 주제탐구 신문을 내놓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연세대학보「연세춘추」가 이번 학기부터 부분 테마신문을 발행, 또한번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세춘추의 경우 매체변화 뿐 아니라 배포망을 주변 대학과 책방, 서점으로 넓히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어 다른 대학학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학학보에 유행처럼 번지는 변화의 바람은 테마신문 도입과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및 신문 기사 제공 등으로 요약된다. 점차 그 물결이 거대해지고 있는 이 현상들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 주제탐구신문

연세춘추는 이번 학기부터 12면 형식을 탈피, 12~16면 제작을 상시화했다. 이와 함께 매달 한번꼴로 주제에 따른 4면 분량의 간지를 제작함으로써 20면으로 증면한 셈이 됐다. 변화 기조는「독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교수, 학생, 동문,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는 독자들의 여론에 따라 +테마신문을 준비했다. 테마신문 도입의 기조는 학보만이 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겠다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 매주 테마신문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학학보들의 테마신문 제작붐의 물꼬를 튼 곳은 고대신문과 부산대의「부대신문」. 95년 2학기부터「매체혁신」을 이룬 두 학보에 이어 서강대「서강학보」(96년), 대구교대「대구교대신문」, +「연세춘추」(97년) 등도 주제탐구 신문으로 전환했다. 광주교대「광주교대신문」도 부분 주제탐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많은 학보들이 1~2면을 할애, 기획특집으로 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학보가 주제탐구 형식을 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학보 가운데 꾸준히 주제탐구 신문을 지켜보고 있는 곳은 시의적절한 소재를 다뤄온 고대신문과 교육제도를 집중 탐구해온 +대구교대신문 등. 인력난과 기획력 부족이라는 암초에 걸렸던 부대신문, +서강학보는 한 학기만에 종전 체제로 되돌아갔다.

각 대학학보들이 잡지와 신문의 성격이 혼합된 주제탐구 형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주간지라는 성격과 기존 형식의 한계 때문.

광주교대신문 편집장 이혜성양(국어3)은 "사회, 학술 등의 지면에서 소재가 중복되는 현상과 가독율 저하 등으로 인해 파급력 높은 심층보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제탐구 형식을 도입하지만 이 역시 수월치는 않다. 부대신문과 서강학보의 예에서도 드러나듯 기획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보다 다양하고 심층적인 기사들을 원하지만 기획력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것으로 제작진 역시 이 해법에 골몰하고 있다.

가장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 고대신문의 경우 이번 학기부터 제작 방식을 바꿨다. 매호마다 주제를 선정했던 지난 학기와는 달리 이번 학기부터는 지난 방학기간중 이번 학기의 주제탐구 소재로 20여개 아이템을 준비한 다음 매시기마다 적당한 주제를 선정, 제작해오고 있는 것.

고려대대학원 김선호씨(신방3기)는 고대신문에 대해 "형식은 긍정적으로평가되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제한된 지면에 반영하다 보니 졸속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며 "주제가 너무 어렵고 기성 일간, 주간지에서 다룬 +소재를 다시 다루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제탐구 신문의 성패는 기획력 확보에 달려있는 데다 제작여건 또한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볼 수 있다.

△ 인터넷신문

지난해 말부터 올초 사이, 인터넷 기사 제공의 시험운영에 들어간대학학보는 경희대「대학주보」, 고려대「고대신문」, 동의대「동의대학보」, 숙명여대「숙대신보」, 중앙대「중대신문」등 줄잡아 10곳을 상회하고 연세대「연세춘추」등도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중 대학주보, 고대신문, 중대신문이 이번 학기부터 본격 서비스에 돌입했고 나머지 학보들은 시범운영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동의대학보의 경우 지난해 기사가 가장 최근에 올려진 기사들이고 한림대의 한림학보도 학보사 소개글만 덩그러니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홈페이지를 구축했음에도 최신 기사들이 꾸준히 올려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 부족에서 비롯된다.

지난 4월부터 부분 서비스를 시작, 이번 학기부터 본격 서비스 제공에 들어간 중대신문의 경우 전담인력이 1명에 불과하다. 현재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는 학보중 돋보이는 홈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 있는 담당자가 손을 놓아버리면 이마저 유지하지 못할 상황이다.

이번 학기부터 기사 서비스 시범운영에 들어간 연세춘추의 경우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 웹디자이너와 공동으로 홈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중대신문의 임순신군(전산관리실장, 건설환경3)은 "학보사의 홈페이지 구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실제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 사람은 졸업생, 유학생 등 극소수"라며 "이는 인터넷 이용자가 적은 탓도 있지만 홈페이지 구축 초기. 새 자료 제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학보마다 컴퓨터통신에 기사를 올리는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몇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보가「속빈 강정」이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똑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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