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구직자 1788명을 대상으로 ‘AI 채용에 대한 생각’ 조사

숙명여대는 AI 면접 대비를 위해 학생들에게 취업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숙명여대는 AI 면접 대비를 위해 학생들에게 취업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코로나19로 언택트 채용이 확산되면서 AI(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언택트 채용 시장을 겪고 있는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은 AI 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은 구직자 1788명을 대상으로 ‘AI 채용에 대한 생각’을 조사했다. 그 결과 64.4%가 ‘AI 채용 과정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AI 채용 도입 초기인 지난해 60.2%가 부담을 느낀다 답했던 것보다 4.2%p 상승한 수치다.

■AI 면접 ‘누가’, ‘왜’ 어려워하나 = 성별로는 남성(56.4%)보다 여성(69.3%)이 부담을 더 많이 느꼈다. 전공별로는 사회과학계열(74.1%), 경상계열(66.8%), 인문어학계열(65.4%), 예체능계열(64.5%), 이공학계열(60.9%) 등의 순으로 부담을 느끼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몰라서’(58.6%, 복수응답)가 1위였다. 계속해서 ‘관련 정보 자체가 부족해서’(53.4%), ‘평가 기준이 모호해서’(36%), ‘AI 전형을 위한 준비 시간, 비용이 늘어서’(22%), ‘일반 전형과 동시에 준비해야 해서’(19.4%)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구직자들(637명)도 있었다. ‘직접 대면보다 부담감이 적어서’(53.5%,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밖에 ‘면접관의 편견이 배제돼 더 공정할 것 같아서’(30.5%), ‘내가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볼 수 있어서’(29.4%), ‘다른 지원자들도 잘 모를 것 같아서’(19.8%), ‘참고용으로만 활용한다고 해서’(10.2%) 등을 들었다.

한 서울권 사립대 취업센터 관계자는 “기업이 AI 면접만으로 사람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며 “제출한 서류 성적이나 자기소개서를 두루 참고하기 때문에 당락을 결정짓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라서 학생들이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AI 채용 시스템, 대학들도 대비 중 = 전체 구직자의 62.9%는 향후 AI 채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봤다. ‘한때 유행으로 보편화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37.1%로, AI 채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했다.

실제 기업에서도 AI역량검사를 활용해 역량중심 평가와 채용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동원그룹 △한국투자증권 △현대 △GS △IBK 기업은행 △KT △SK 등이 AI 면접을 활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도 AI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AI 면접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담을 이어 가고 있다. 대학 취업센터를 중심으로 △AI 면접 프로그램을 제공 △피드백 시스템 구축 △AI 면접 시 필요 인프라 제공 등의 지원 시스템을 갖추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숙명여대 대학일자리센터는 취업 전문 서비스업체와 계약해 ‘AI 솔루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 중이다. AI가 학생이 원하는 직무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고 면접 시 표정이나 말투를 분석해 고쳐야 할 점도 피드백 해준다. 

상명대는 AI 면접 실습과 더불어 컨설팅을 진행하고 실제 공기업 외부 면접관으로 활동 중인 채용전문가가 투입하는 등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공주대는 ‘AI 면접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해 학생이 모바일로 AI 면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제 AI 면접과 유사한 환경에서 면접 훈련을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객관적인 면접 태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목소리, 발음, 시선, 언어적·비언어적 분석, 답변의 표절 여부, 주로 사용한 키워드 등 다양한 항목을 분석하여 제공한다.

한국해양대도 ‘E-스마트 AI 면접 프로그램’ 서비스를 만들어 시·공간 제약 없이 실제와 유사한 AI 면접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준영 해양미래인재개발원장은 “비대면 채용 확산 트렌드에 맞춘 E-스마트 AI 면접 프로그램 서비스의 도입으로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해 취업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학생인재개발팀은 AI 면접 체험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이용한 한 학생은 “사전 신청을 하면 AI 면접을 학교에서 볼 수 있어서 집에서 할 때보다 집중이 잘 된다”고 만족했다. 서강대의 경우는 AI 면접에 대한 고민상담을 진행하고 AI 면접 시 이용할 수 있는 고사양 노트북과 조용한 면접 공간을 제공하는 등 학생편의에도 초점을 맞춰 학생 취업을 돕고 있다.

전체 구직자 중 AI 면접을 대비하는 구직자(10.6%)도 지난해와 비교해 9.1%p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발맞춰 대학들의 AI 면접 대비 시스템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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