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포함된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교과성적 산출”

고려대 수시 특목고 우대 논란이 ‘선발 오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학생부만으로 선발한 1단계 전형에서 논술이 포함됐던 지난해 계산 방식을 그대로 적용, 비교과영역의 변별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고려대는 이번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교과영역 90%·비교과영역 10%를 반영, 1단계에서 17배수를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는 고려대의 ‘교과영역 성적산출 방법’이 사용됐다. 학교마다 내신 성적의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 지원자의 교과성적을 자체 기준에 따라 보정(補正)했다. 시험문제를 지나치게 쉽게 내거나, 어렵게 냈을 경우 등급을 조정한 것이다.

고려대는 이 과정에서 상수 값 α와 k 값을 활용했다. α값은 ‘등급 조정 범위’를 뜻하고, k값은 ‘얼마나 조정할 것이냐’를 결정한다. 총 지원자 중 몇%를 조정대상에 넣을 것인지를 정하고, 얼마만큼 등급을 조정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이번 수시에서 선발 오류가 거론되는 이유는 이 상수 값 α와 k 값을 정할 때 지난해와 같은 값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9일 “올해 수시 1단계 전형은 학생부만으로 성적을 내면서 지난 해 계산방식(논술과 수능 성적까지 반영)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때문에 교과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에서 교과영역·비교과영역·논술성적을 포함해 α와 k 값을 정했지만, 올해 수시에선 학생부의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만 반영해 상수 값을 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고려대 입시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학생부와 논술을 포함해 α와 k 값을 정했다”며 “올해 수시에서 학생부만으로 1단계 선발을 했다면, 전형요소별 반영비율(교과 90%·비교과 10%)이 입시요강대로 유지되기 위해선 α와 k 값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험생 등은 고려대가 1단계 17배수 선발 과정에서 이른바 ‘내신 뒤집기’가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내신등급이 더 높은 일반고 학생이 떨어지고, 등급이 낮은 특목고 수험생이 합격했다는 문제 제기다. 특히 동일한 고교에서도 지원자 간 내신 점수 차가 뒤집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는 “수험생들이 몰린 인기학과의 경우 오히려 비교과영역에서 변별력이 커겼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수험생 등은 학생부 비교과영역에 기재되는 공인영어성적(토익, 토플, 텝스)이 교과 성적을 뒤집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고려대가 자체적으로 내신 성적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선발 오류가 빚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새국면을 맞고 있다. 비교과 영역의 변별력이 높아진 이유를 선발 오류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모집단과 전형요소가 달라지면 상수값을 포함해 등급간 점수까지 동시에 조정돼야 애초에 의도된 대로 전형요소별 변별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는 입시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선발과정에 문제는 없었고, 대교협의 조사를 통해 해명하겠다는 것이다. 서태열 입학처장은 “이번 입시에서 불공정하게 진행된 부분은 없다”며 “해명할 것이 있으면 대교협을 통해 공식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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