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지음 《한국의 근대 형상과 한국학》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한국 역사의 특수성 속에서 일어난 한국사회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그 과정에서 성립된 여러 한국학의 개념과 변천을 분석한 《한국의 근대 형상과 한국학》이 나왔다.

《한국의 근대 형상과 한국학》은 한국이라는 지역적으로 국한된 공간 안에서 한국인들이 겪은 역사와 고유한 문화에 내재된 전통, 한국인의 자아인식 등을 상세히 살피는 한편 한국학의 성립과 성격을 비교사의 관점에서 파악하기 위해 미국의 사례를 집중 검토했다.

한국적인 것의 기원은 한국인들 자신이 아니라 주로 외부의 여행자나 방문자들에 의한 묘사와 서술에 대한 반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 시기 한국학의 기원에는 여행가, 외교관, 탐험가와 지리학자, 외국인 선교사들로 대표되는 서구의 시각이 있다. 이들은 미국의 해외지역 지식 축적에 공헌한 아마추어 전문가들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도약한 지역연구의 배경이 됐다.

흔히 이 시기 서구인의 한국 인식을 자민족중심주의나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은 여기에서 이들에 의한 한국 인식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지적한다. 서구인의 이러한 인식이 한국에 그치지 않고 일본이나 중국 등의 논의와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 체계가 성립됐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그동안 한국학 연구는 타자의 영향력 속에서 끊임없이 한국만의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해 논쟁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학은 다인종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세계화를 맞아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책은 이같은 큰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한국학 개념에 대한 재정의와 해체를 재촉하는 동시에 한국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내한다.

저자 김경일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사회사와 사회사상, 역사사회학, 동아시아론 등에 관심이 있으며 노동운동과 여성문제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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