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수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강원도립대 산학협력단장)

박병수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
박병수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

이제는 절벽이다.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 대폭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인구절벽의 신호탄이다. 코로나19(COVID-19)라는 변수까지 더해져 앞으로 마주하게 될 대학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대학의 변화는 현실이자 시대적 사명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학의 움직임은 기업의 변화와 비교하면 느리다 못해 나태하다. 대학이 시대의 흐름을 예측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미래에 대비하려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뉴노멀(New Normal)의 비대면 시대에 맞춰 기업의 홍보, 마케팅, 판촉 등은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고객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도약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사회는 혁신 운영의 최적의 플랫폼을 선택하지도 못했고,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 대학이라도 그 플랫폼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의 핵심주체이자 VIP인 학생들의 대학 운영에 관한 냉소적인 반응과 언론의 질타 섞인 보도를 마주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대학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에 맞서 인플루언서블(Influenceable) 세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블 세대는 Influenceable(영향력 있는)+世代(세대)의 합성어로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드는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변화에 빠르고 불편함을 참지 않으며, 소신대로 말하면서 옳다고 믿는 것에는 본인들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낸다. 인플루언서블 세대는 스스로가 주변과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 영향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한다. 기업에 있어서 인플루언서블 세대는 그들의 고객이다. 이들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사용한 후 개선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해당 기업에 그 사항을 적극 요구한다. 즉 기업은 인플루언서블 세대의 영향력을 경영기법에 적극 반영해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인플루언서블 세대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학생이다. 대학은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이들을 품 안에 두고 밖에서 변화와 혁신을 찾는다. 대학 변화의 출발점을 외부동향 분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자율전공제, 융합전공제 등과 같은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학생 스스로 강좌를 선택하도록 해 전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사회 상생 및 산학협력 측면에서도 대학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대학은 인플루언서블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지역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산업체는 인플루언서인 학생을 통해 사업성 높은 아이템을 파일럿 테스트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인 학생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제 경험하며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통해 단단한 사회인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다. 즉 대학, 학생, 지역사회, 산업체 모두가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다.

학생은 스스로 학교를 알리는 영향력 있는 주체가 되고, 학생이 스스로 알리는 대학이 될 때 그 변화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거침없이 소신을 쏟아내는 이 세대를 불편해하기 보다는 불편함을 참지 않는 그들이 쏟아내는 문제를 귀담아듣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적으로 반영하는 자세가 앞으로 대학이 도약하는 데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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