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4일 명지대 인문캠퍼스 대강당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30 여명의 교수들이 학생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었던 것. 교수들은 고금연주·색소폰 연주·독창·중창·합창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윤수 교수(행정학과·사진)도 이번 교수음악회에 참가, 그동안 갈고닦은 색소폰 연주를 선보였다.

“색소폰은 취미로 배웠는데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색소폰으로 학생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

교수 음악회는 교수와 학생들 간 거리를 좁히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 처음 시작돼 올해 4회 째를 맞았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정 교수는 1회부터 꾸준히 참가하면서 음악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1회와 2회 때는 합창을 했지만 2년 전부터 색소폰을 배우면서 작년과 올해에는 색소폰 연주를 했어요. 색소폰을 배울 때부터 교수음악회에 나가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정 교수는 이번 음악회 연주곡으로 노사연의 ‘만남’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만남’을 선곡한 이유라도 있을까?

“인생은 스침과 만남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그냥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과 인격적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남’을 선택했어요.”

정 교수는 평소 자신이 다니고 있는 교회와 학교 등에서 틈틈이 색소폰을 연습한다. 특히 이번 음악회 연주를 위해서는 2개월가량을 준비했다. 정 교수가 연습하면서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은 집에서는 연습이 어렵다는 것이다.

“색소폰은 소리가 크기 때문에 집에서 연습을 할 수 없습니다. 한 번은 집에서 연습했더니 관리실에서 연락이 온 적도 있었죠. 그래서 교회와 학교에서 주로 연습했어요.”

정 교수는 교수음악회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교수들이 음악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음악’이 아닌 ‘마음’이기 때문.

“처음에 음악회를 시작할 때는 교수들이 많이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하고 나니까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죠. 수업시간에 음악회 얘기도 하고 점점 소문도 났어요. 음악을 듣고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교수들은 애정을 갖게 되고 학생들은 관심이 많습니다. 교수 음악회가 교수들과 학생들이 가까워지는 좋은 계기가 된 거죠.”

이번 연주회는 한 가지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음악회에 참가하는 교수들과 연주곡을 학생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 선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연주회에 참가한 교수들은 평소에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교수들이라고 볼 수 있다. 정 교수를 비롯해 강윤옥 중어중문학과 교수(고금연주)·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독창)·이명훈 방목기초대학 교수(독창) 등이 음악회에 참가했다.

“인기라는 것은 잘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관심이죠.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가진 교수들은 아무리 못해도 강의평가에서 중간 이상은 나옵니다.”

정 교수는 앞으로도 교수음악회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다. 또한 정 교수는 교수음악회처럼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희망했다.

“좀 더 열심히 연습해서 재즈음악도 보여주고 싶어요. 학생들에게 좋은 음악을 주고 싶은 거죠. 요즘 교수들은 학내외 평가를 받다보니 연구 업적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그만큼 학생들과의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학생에 대한 관심을 갖고 다가갈 필요가 있어요. 공무원들의 서비스에 시민들이 반응하듯이 교수들의 서비스에 학생들이 반응합니다. 요즘처럼 삭막하고 취업도 어려운 시기에 교수들이 다가가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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