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21대 수원여대 총장으로 취임
교육부 기조실장·유네스코 대사 역임 교육전문가
‘학내 화합’ 1순위… “재도약 힘쓸 것”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준비 매진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은 지난달 30일 본지 파워인터뷰에서 “수원여대가 명문사학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신과 부정’에서 ‘신뢰와 긍정’의 문화로 전환하기 위해 앞으로도 교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은 지난달 30일 본지 파워인터뷰에서 “수원여대가 명문사학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신과 부정’에서 ‘신뢰와 긍정’의 문화로 전환하기 위해 앞으로도 교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수원여자대학교는 지난 52년 간 국내 간호 전문 인력 양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69년 개교한 수원여대는 성실·박애·봉사의 인성 함양을 바탕으로 보건·의료계열이 중심이 돼 성장했다. 현재 인제캠퍼스와 해란캠퍼스에서 4개 학부, 28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실천’ ‘공감’ ‘창의’ ‘소통’ 등 네 가지를 갖춘 여성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수원여대의 목표다. △전문지식 습득과 실무능력 개발에 주력하는 실천 여성 인재 △ 나눔과 봉사 인성을 함양하고 실천하는 공감 여성 인재 △산업 및 사회변화에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창의 여성 인재 △국제적 감각과 소통 능력 개발에 적극적인 소통 여성 인재 등을 양성하고자 한다.

지난해 교육부 공시자료를 보면 수원여대는 전국 여자대학교 가운데 취업률 4년 연속 1위다. 특히 올해 2월 수원여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170명의 학생들은 지난 1월 22일 치러진 ‘제61회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전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에 걸맞은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원여대는 과거의 ‘깊은 상처’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2010년 총장 비리 사건으로 내홍을 겪었다. 2016년에는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SCK 사업)에서 제외됐다. 급기야 교직원 부당 해고와 관련한 소송 등 연이은 악재가 대학을 덮쳤다. 다른 대학이 지난 10년간 정부 재정지원을 받으며 혁신적인 정책을 펼쳐나갈 때 수원여대는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했다.

지난 10년간의 아픔을 딛고 수원여대는 명문사학으로의 명성 회복을 위해 새로운 날갯짓을 시작했다. 제21대 장기원 신임 총장을 새롭게 선임하면서부터다. 장기원 총장은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과 유네스코 한국 대사 등 주요 공직을 역임한 교육 전문가다. 2013년엔 제9대 국제대학교 총장으로 있으면서 운영난에 시달리던 대학을 반석에 올려놓으며 명성을 드높였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수원여대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장 총장은 취임사에서 “수원여대가 명문사학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장 먼저 ‘학내 화합’에 나섰다. 대학 이사장은 물론 교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모든 학교 업무를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강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라인 캠퍼스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학의 변화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장기원 총장을 지난달 30일 수원여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신임 총장으로서의 포부와 앞으로 수원여대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구상 등에 대한 내용을 장 총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21대 총장으로 취임한 것을 축하드린다. 수원여대의 새로운 도약과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지.
“10여 년의 가슴 아팠던 과거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원망스럽다. 경영진의 잘못과 비리가 수원여대의 명성을 추락시켰다. 과거 10년간 있었던 비리 등 여러 가지 일들을 듣고 나서, 무엇부터 고쳐나가야 할까 고민했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바로 ‘신뢰 회복’이었다. 대학 내 갈등이 시작되면 신뢰도 무너지게 돼 있다. 조그마한 전문대 특성상 교직원 모두가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경영진의 잘못으로 교직원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수원여대의 새로운 총장으로 왔을 때 가장 먼저 추진한 사안은 ‘학내 화합’이었다. 취임 후 이사회의 이사뿐 아니라, 학내에 있는 모든 교직원들과도 대화를 실시했다. 현재는 교직원들이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있는 것 같다. 교직원들이 먼저 총장실로 찾아오는 사례가 늘었다.

수원여대 총장직을 받아들인 결정적 이유는 대학 이사장과 근본적인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을 철저히 지키자는 것이다. 이사장은 총장이 가지고 있는 교무 총괄, 소속 교직원 감독, 학생 지도의 권한을 침해하면 임원취임 승인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학교법인과 대학 그리고 이사장과 총장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법인과 대학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다. 현재까지는 이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다. 10여 년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대학 운영과 관련해 가장 먼저 변화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해 달라.
“취임 후 전반적인 대학 운영과 관련한 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대학은 교직원이 아닌, 학생이 주인인 곳이다. 처음 대학에 왔을 때 느꼈던 것은 학생이 아닌, 교직원이 주인이라는 인식이었다. 이런 것을 빠르게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대학은 구내식당부터 휴게시설 등이 상당히 빈약한 편이다. 특히 여대의 특성 상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도 부족하다. 이번 교육부의 3주기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최우선적으로 대학 환경부터 전부 바꿔보려고 한다.”

- 교육부 평가가 다가오고 있다.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지난 1·2주기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1·2주기 평가에 선정된 대학들에 비해 교육성과 축적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3주기 평가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 부총장 직속으로 ‘교육품질평가단’을 두고 진단작업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진단작업을 통해 대학의 비전을 분명히 하고, 이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더 빨리 왔었더라면 더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을 텐데, 사실 총장 취임한 지 이제 두 달이라서 시점이 늦은 것은 맞다. 야구로 치면 9회말 2아웃 정도 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평가과정에서 보면 정량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성적인 부분도 있다. 정량 지표만 보면 우리 대학은 중간 정도 된다. 상위권 대학과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성 지표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3주기 평가에 절반 이상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3주기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 대학은 안정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가 사랑하는 대학으로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 최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수원여대 취업률은 71.3%로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학생 취업에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수원여대만의 학생 취업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나.
“우리 대학은 4년 연속 전국 여대 가운데 취업률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0 대학알리미’ 나그룹(졸업생 1000~2000명) 중 취업률 71.3%를 달성해 2017년부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자격과 연동된 학과가 대학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 큰 것 같다. 우리 대학 간호학과는 올해 국가시험에서 100% 합격률이라는 성과를 냈다. 국시합격은 취업의 지름길이다. 대학의 안정적인 취업률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이 주관한 ‘2020년도 하반기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도 5년 인증을 받았다. 이외에도 사회복지·식품조리·IT·미용예술·실용음악·스포츠 분야 등 다양한 학과에서도 현장 중심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취업률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 수원여대는 취업률과 취업의 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취업 환경이 밝지만은 않은데, 이를 극복할 방안이 있나.
“전체적으로 한국의 경제상황은 위축돼 있다. 앞으로 취업의 양과 질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 대학 보건의료계열·예술계열 학과는 취업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사회과학계열·공학계열 학과들에 대해서는 학과 리모델링과 학과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거쳐 취업 경쟁력을 키울 생각이다. 취업률을 키우기 위해서 산업체와의 산학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최근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취업뿐 아니라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대학들이 많다. 수원여대의 해외취업 전략은 무엇인가.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구호가 아니라 반드시 실행이 돼야 하는 부분이다. 전문대에서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학생들의 어학능력이다. 일부학과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의 어학역량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해외취업의 기회도 제한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국제교류센터를 중심으로 영어·중국어 등 주요 외국어에 대한 기본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취업에 필요한 정보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 총장 임기 동안 수원여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고 싶나.
“현재 우리 대학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건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교육적 실천을 이어나갈 것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우리 대학을 가장 ‘아름다운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뭐든지 학생이 중심이 되는 대학을 반드시 만들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 교육부에 몸담았을 때만 하더라도 정부가 대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국회에서 예산이 먼저 통과돼야 진행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것 하나라도 바꾸고자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권력욕·명예욕은 없다. 교육욕심만 있을 뿐이다. 공직생활 중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이 ‘긍정의 힘’이었다. 우리 대학의 모든 구성원에게 긍정의 힘을 전해주고 싶다. 아직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내 몇 마디로 문제가 바로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다. 어렵지만 서로가 상처를 보듬으면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특별히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학의 투명성’이다. 현재 전문대 가운데 90% 이상이 사학이다. 사학의 투명성이 담보됐으면 좋겠다. 투명성이 흐릿해지면 대학은 무너지게 돼 있다.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투명성이 확실하다면 대학은 휘청거리지 않는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라는 말이 있다. 전문대는 사회적 약자 계층 중 하나다. 별도의 배려 측면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소통하는 총장이 되고 싶다. 대학의 지난 10년간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급선무다. 다시는 과거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대학 구성원들과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고 있다.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 ‘불신과 부정’에서 ‘신뢰와 긍정’의 문화로 전환하기 위해 앞으로도 교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

- 끝으로 못다한 말이 있다면 말해 달라.
“‘사립학교법’은 폐지돼야 한다. 규제 위주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을 보면 초·중·고든 대학이든 사학이라면 모두 똑같은 원리다. 그런데 왜 사립대학에서만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를 따로 둬야 하는지, 어째서 법 적용이 따로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부분이 사립대를 움츠리게 만든다. 근본적으로 법과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사립학교법을 둬야 할지도 의문이다. 지금은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는 사립학교법 자체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법인지 생각해야 할 때다.”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장기원 총장은…
서울대 식물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석사와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런던대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교육부에서 평생교육관리과장, 장관비서관, 대학지원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인천광역시 부교육감과 경기도 부교육감, 주미대사관 교육관, 주유네스코대표부 대사 등을 역임했다. 2013년 제9대 국제대 총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2021년 2월 제21대 수원여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정리=이중삼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