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국가ESG연구원장)
“정보화 진전 따라 정보격차 심해져…장애인 위한 정보 접근성 개선 노력해야”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국가ESG연구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국가ESG연구원장)

경영·정보통신기술(ICT)·지속가능성을 관심 분야로 오랜 기간 연구해 온 필자에게 해마다 4월이 되면 생각나는 날들이 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4월 21일은 과학의 날, 4월 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다.

장애인과 장애인 단체는 4월 20일에 기념 행사를 한다. 과학기술인과 과학기술 단체도 4월 21일에 기념 행사를 한다. 정보통신인과 정보통신 단체는 4월 22일에 기념 행사를 해왔다. 수년 전부터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은 합쳐서 4월 21일이나 22일에 과학·정보통신의 날로 행사를 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과 과학·정보통신의 날 행사를 보면 장애인들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발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지 의구심이 많이 든다. 비장애인들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발전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데 장애인들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보 접근성’이다. 정보 접근성은 장애인이나 노인이 웹이나 앱, 키오스크 등 여러 종류의 정보 단말기에 차별 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해마다 3월에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 고령층 등 사용자가 신체적 특성에 상관없이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정보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족스럽지가 않다. ‘2020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8개 업종 1000개 웹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점수는 60.7점이다. 2019년 53.7점보다 7점 올랐다. 전년보다 향상된 수치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웹 접근성은 낮은 수준이다. 키오스크 접근성은 59.8점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장애인,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웹사이트와 키오스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 과제 책임자로서 ‘웹 접근성 실태조사’를 2년간 수행했다. 이후에도 자체 연구로 앱 접근성과 웹 개방성 등을 평가해 계속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웹 접근성 실태조사와 웹 접근성 인증 기준에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웹사이트마다 여러 문서를 PDF 파일로 첨부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DF 파일에 대한 접근성이 제공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에게 PDF 파일은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그런데 엑스비전테크놀로지와 자유소프트가 공동 개발해서 이달부터 센스리더와 자유PDF를 통해 PDF 문서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웹 접근성과 함께 웹 개방성 준수도 매우 중요하다. 웹사이트에서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하지 말고 개방하라는 것이 웹 개방성의 뜻이다.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하면 검색 포털에서 검색을 해도 해당 웹사이트 정보가 검색되지 않기 때문에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검색을 차단하지 말고 개방해야 한다.

웹 접근성은 대부분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들이 대체적으로 잘 준수하는 편이다. 반면 웹 개방성은 인식 부족으로 준수하지 않는 기관이 많다. 그런데 산림청과 한국동서발전 등은 모범적으로 잘 준수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정보 접근성과 웹 개방성 개선을 위해 예산과 인력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요즘 ESG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ESG경영 차원에서 기업들도 정보 접근성과 웹 개방성을 향상하기 위해 더욱 많이 노력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