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수능만으로 2배수, 2단계서 수능 20% 반영

서울대가 2010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반영 비율을 크게 높이기로 했다. 수능 성적만으로 줄을 세워 뽑지않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수능의 자격고사화를 시행 2년 만에 폐지한 것이다.

13일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0학년도 입시안을 학장단 회의를 통해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단계로 이뤄지는 정시 일반전형 중 1단계에서는 수능 점수를 100% 반영해 정원의 2배수를 가린 뒤 2단계에서 수능 점수를 20%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단계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영역 40%, 비교과영역 10%, 논술고사 30%, 수능 20%가 각각 반영된다.

서울대가 수능 자격고사화를 폐지한 이유는 국내 사립대들이 수능 우선전형을 통해 수능 우수자들을 대거 뽑아가면서 서울대가 위기의식을 느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대는 최근 수능 우선선발전형 도입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수능우선전형은 국립대로서 수능의 사교육을 부축인다는 우려에 밀려 도입하지 못했다. 대신 2단계서도 반영해 수능 우수자를 상당 부분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청솔학원평가연구소장은 "최종 합격 당락을 정할때 수능을 아예 반영하지 않아서 수능 고득점자가 다른 대학으로 갔던 게 사실"이라며 "수능우선전형 도입을 하진 않았지만,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 학원가에서는 서울대 2010학년도 입시 2단계에서 수능 실질 반영비율은 25%, 학생부는 비교과 영역을 모두 만점이라고 가정하면 37.5% 정도로 보고있다. 그러나 1단계 전형에서 수능만으로 2배수만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 점수의 파워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대는 수능 성적 반영비율을 높이는 대신 면접 및 구술고사는 실시하지 않기로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라는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모집단위에 따라 pass/fail 형태의 면접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연계열 수학 과목 이수를 권장하기 위해 인문계열 지원자 중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수리 가형 응시자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수리 가형과 나형의 백분위별 표준점수 분포를 맞춘 뒤, 백분위 점수 100(또는 최고 점수)과 백분위 점수 50에 해당하는 변환표준점수의 차이를 산출해 평균적으로 백분위 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더해주게 된다.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 전형은 2009학년도와 동일하다. 775명을 뽑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1단계 학생부만으로 1.5배수를 가린 뒤 학생부 80%, 서류평가 10%, 면접 및 구술고사 10%로 선발한다.

1,077명을 선발하는 특기자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 서류평가만으로 정원의 2~3배수를 뽑은 뒤, 1단계 성적에 면접 및 구술고사 36~100점 등을 합산해 총점 200점으로 선발한다. 논술고사는 인문계열에서만 40점이 반영된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특목고 동일계특별전형 실시와 정시모집에서 적용될 새로운 형태의 교과평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동일계특별전형이 실시될 경우 그 적용 범위에 따라 2010학년도부터 시행할 수 있으며, 새로운 교과평가 방안을 적용할 경우에는 2011학년도부터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과평가 방법은 현재와 같은 기계적인 적용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고교 2학년 이후의 성적만 반영하는 방법 등을 두고 협의 중이다.

서울대는 201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세부 사항은 내년 2월말 경 확정해 공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1학년도 이후 수시모집 전형을 단순화하는 여러 방안을 연구해, 단순화된 수시모집 전형 도입 여부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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