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입시안 확정·발표

서울대가 2010학년도 입시부터 인문계열 학생들에게도 자연계열 학생이 이수하는 수리 '가'형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는 13일 학장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0학년도 입시안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0학년도 정시모집 인문계열에서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서울대는 앞서 지난해 3월과 11월에 이 같은 안을 공지한 바 있으며, "자연계열 수학 과목 이수를 권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할 경우 수능 수리 가형을 선택하고 인문계열에 지원할 경우 평균적으로 백분위 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추가로 받게된다.

이를 놓고 일선 학교 교사와 학원가에서는 인문계 수리 가형 가산점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을 놓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오종운 청솔학원평가연구소장은 "인문계열이면서 수리 가를 이수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공계 지원자 중 상당수가 서울대 문과대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다는게 입시 전문가들의 얘기다. 오 소장은 "한의대나 의예과 지원자 중 서울대 문과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위권 학생들에게 서울대를 지원하는 길을 넓혀 준 것으로 인문계열 학생들도 수리 가형에 응시하기 위해 과외나 사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가 고교 교육과정을 배려하지 않은 안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10학년도 입시안은 올해 고교 2학년생들에게 적용됨에 따라, 입시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수리 가형을 선택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성남고 강호영(국어) 교사는 "서울대에만 목을 메는 수험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서울대만의 입시안"이라면서 "학교 교육의 파행과 사교육시장의 확대로 비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와 함께 올해까지 최종 합격자 선발에 반영하지 않던 수능 점수를 2단계 평가에도 20%를 반영해 수능의 영향력을 크게 높였다. 수능의 자격고사화는 2008년 입시부터 "수능 성적으로 줄을 세우지 않겠다"는 취지로 시행해 2년 만에 백지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1단계에서 수능 만으로 모집정원의 2배수를 가린뒤,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영역 40%, 비교과영역 10%, 논술고사 30%, 수능 20%가 각각 반영된다. 서울대가 수능 자격고사화를 폐지한 이유는 국내 사립대학들이 수능우선전형을 통해 수능 우수자를 대거 뽑아가면서 서울대가 위기의식을 느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대는 최근 수능 우선선발전형 도입 여부를 논의했었다. 그러나 국립대로서 수능의 사교육 시장을 부축인다는 우려에 밀려 도입하지 못했다. 대신 2단계에서 수능을 반영해 수능 우수자를 상당 수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수능 성적 반영비율을 높이는 대신 수험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문제 형식의 면접 및 구술고사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모집단위에 따라 합격/불합격 형태의 면접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