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지도協, 법적 대응은 학생 피해 우려 입시 종료 후에

고교 진학담당 교사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고려대에 대한 전형중지 가처분신청을 검토하다 하루 만에 포기했다. 그러나 이들은 “고려대가 선발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끝까지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고려대의 입학전형이 끝나는 내년 1월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이하 진협)는 지난 20일 교육과학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시 논란에 대한 고려대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아울러 “고려대를 상대로 전형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협은 이날 밤 장시간 논의 끝에 결국 가처분신청을 내지 않기로 했다. 서울진협 조효완 회장(은광여교 교사)은 “문제제기를 한 근본 취지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합격한 학생들도 우리 학생들인데 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처분신청은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의 법적 대응으로 자칫 학생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고려대 수시전형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려대의 입시자료를 확인하고 오류가 드러날 경우,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효완 회장은“고려대 입학전형이 끝나는 대로 정보공개청구를 벌여 입학 자료를 확인할 것”이라며 “고려대 관계자와 고교 교사, 공적 기관, 입시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조사를 벌여 고려대의 잘못이 확인될 경우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가처분신청은 철회했지만,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셈이다. 이는 고려대 수시 선발과정에 대해 강한 의혹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효완 교사는 “고려대가 입학요강에 공개한 성적산출방식 대로 학생을 뽑았다면, 동일 고교 내에서 동일 학과에 지원했을 때 이처럼 성적이 뒤집어질 수 없다”며 “비교과 성적이 같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성적순대로 합격자가 가려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20일 진협이 공개한 진학자료에 따르면, 서울 S여고 A학생은 교과성적 등급평균이 1.43임에도 불합격한 반면 1.68인 B학생은 합격했다. 공인영어 성적으로 제출한 텝스(TEPS) 성적도 A학생이 746점으로 B학생(735점)보다 높았다. 교내 수상 실적도 A학생이 35회로 B학생(18회) 보다 많았고, 임원경력도 A학생이 2회 더 많았다. 고려대 입학처는 “수험생들이 몰린 인기학과의 경우 오히려 비교과영역에서 변별력이 커겼다”고 해명해 왔으나, 일선 교사들은 교과·비교과영역 성적이 모두 앞선 학생이 떨어진 사례를 제시, 이를 반박한 것이다. 고려대는 이번 수시2-2 일반학생전형에서 학생부(교과 90%·비교과 10%)만으로 정원의 17배수를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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