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교명변경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대구한의대가 특성화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달았다. 설립자인 변정환 박사가 지난 2006년 7월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한의학을 비롯, 3T(BT·CT·IT) 특성화 대학으로 도약기를 맞고 있다.

한의사이기도 한 변 총장은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대구한의대를 한방산업·보건복지·웰빙복지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선진국에 한의과대학을 설립하는 등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자원 감소 등으로 지방대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다시 8년여만에 대학경영에 직접 나섰는데 10여년전과 지금의 대학 경영환경을 비교한다면.

“과거에 비해 오늘날 대학 경영환경을 비교해 보면 많은 지방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수험생들의 수도권 선호현상 등으로 학생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장기간 경기침체와 가정경제의 어려움으로 휴학생이 급증하는 등 대학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이버교육기관 등 새로운 형태의 교육기관 출현은 학령인구의 수급불균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FTA, DDA 등에 따른 교육시장 개방과 교육당국의 대학구조개혁 및 정보공시제 등이 본격화 될 경우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진 못한 대학의 경우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방의 후발대학인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생존번영 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대학의 특성화다.”

- 한의대 특성화 대학답게 한의학뿐만 아니라 한방산업 및 보건치료학문 분야와 연계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은.

“2002년부터 연구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기반조성사업으로 효능검증원,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RIC), 학교기업(화장품공장, 식품공장), 한약재품질관리센터, 한방임상시험센터, 한·양방협진센터,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 한방바이오창업보육센터 등 국가, 지자체 및 산업체와 연계하여 한방제품의 연구개발과 전임상 및 임상시험 등을 거쳐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아울러 한방제품의 과학화, 세계화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2002년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과 함께 국내외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인력양성사업으로 한방신약개발팀(BK21), 노인요양서비스전문인력양성사업(NURI), 한방기능성섬유제품 산업화 인력양성사업(NURI)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연계한 한방바이오산업 전문인력양성 사업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 특성화 노력 결과, 2004년 이후 우리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100%, 졸업생 취업률은 2004년 65%대에서 80%대에 육박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 도래로 이 분야에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대학은 기존의 한방산업분야와 고령친화산업분야에 소요될 제품개발과 인력양성의 선도대학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BT이외 CT, IT 등 3T 특화대학으로 전면적인 학제개편을 단행했는데 한의학과 이외 다른 학과의 특성화 및 활성화 계획은.

“급변하는 고등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2007년 초 대학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1월까지 약 1년에 걸쳐 대학의 장단기발전계획인 20~30프로젝트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2020년 전국사립대학 30위권에 진입코자하는 장기발전계획이다. 아울러 특성화분야에 대해 구성원들과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여 기존의 3T분야 특성화 계획을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한방산업분야를 축으로 연계학문인 보건치료분야와 웰빙·복지분야 등 3대 분야 특성화로 재정비하여 대학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성화를 포함한 장단기발전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우리대학은 한방산업, 보건복지·웰빙복지 등 3대 분야와 이와 연계된 학과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지난달 카이스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과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천연물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했는데 대구한의대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나.

“한의학은 수천 년간 질병치료를 통해 얻어진 진단 및 치료기술, 약용식물의 이용 지식, 침구 시술방법으로 이것을 과학화하여 산업화할 수 있는 고유의 지적재산이다. 천연물에서 인류의 만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물질 탐색과 연구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따라서 국내 최고의 연구진에 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KA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함께 한의학의 치료기능을 현대적 첨단 바이오 기술로 해석하여 국제화 할 수 있도록 한의학적인 임상기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바이오 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한의학치료 개념을 도입하는데 우리가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변정환 총장과 대담하고 있는 본지 이인원 회장(왼쪽)>

- 한방의학은 지금까지 서양의학에 가려 독자적인 발전을 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양방협진체제가 구축되면서 그나마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방의학의 독자적인 영역구축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의학은 양방의학계의 견제로 인하여 현재까지 현대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를 임상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방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양의사를 채용해서 의료기기의 검사결과를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순수 한방의료기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의 한의학계에서도 현대기기를 한방에 적극 활용하여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므로, 점차 이런 환경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에서 한양방협진체제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은 양방의료계와 한방의료계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환자 치료에 밝은 희망을 주고 있다. 이미 우리 대학에서는 한양방 협진센터를 운영 중에 있고, 우리 대학 자체 내에도 양방병원을 두어 한양방 협진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에 못지않게 한의학의 독자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연구원이 있어서 국책 연구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12개 한의대에서도 교수들이 한의학 연구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한약제제의 개발도 중요한데, 현재는 한약제제의 법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향후 한의대와 한약학대학 교수들이 협력하여 좋은 한약제제를 개발하고 한방임상에서 보험제제로 환자들에게 공급되어 질 수 있는 체제가 이루어진다면 한의학은 국민 속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총장 취임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성과와 남은 임기동안 역점을 둘 분야는.

“근래 우리 대학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실내체육관 등 대규모 건물들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고 월드컵대로에서 바로 연결되는 도로가 건설되는 등 캠퍼스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매년 우수한 교원을 많이 영입하였으며, 캠퍼스에는 학업과 젊음의 낭만을 만끽하는 활기찬 학생들로 충만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얼마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취업통계조사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취업률 68,9%를 훨씬 상회하는 77.0%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정규직 취업률이 전국이 48.0%인 반면 우리대학은 53.1%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의 수치를 보면 전국 4년제 대학 정규직 취업률이 감소하는 반면 우리대학교의 정규직 취업률은 그 반대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취업의 질에서도 뛰어난 ‘취업우수대학’의 면모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대학의 내부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2년후 개교 30주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2창학’을 선포할 계획이다.”

<변정환 총장은>
1959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1985년 보건학박사(서울대)
1986년 한의학박사(경희대)
1980년 한의사협회 회장
1986~1988 대구한의대학 학장
1992~1998년 경산대 총장
1996~1998년 대구·경북총장협회 회장
2006년~ 대구한의대 총장

대담 이인원 본지 회장 /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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