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국내 최초 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 공개
서울대‧카이스트 AI대학원과 각각 연구센터 설립
기존에 없었던 산학협력 모델 구현

‘네이버 AI NOW’ 콘퍼런스 (사진 = 네이버)
네이버가 ‘네이버 AI NOW’ 콘퍼런스를 열었다. (사진 = 네이버)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네이버가 국내 대학들과 손잡고 ‘초거대 인공지능(hyperscale AI)’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네이버는 25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으로 ‘네이버 AI NOW’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이제까지 이뤄온 네이버 AI 기술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발표했다. 이번 콘퍼런스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하이퍼클로바’는 네이버가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이다.

키노트 스피커로 나선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CLOVA) CIC 대표는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은 대형 AI 모델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AI 기술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이미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고 따라잡는 수준에 그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개발 배경을 전했다.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파라미터의 수가 높아질수록 AI는 더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하이퍼클로바는 OpenAI의 GPT-3(175B)를 뛰어넘는 204B(2040억 개) 파라미터(parameter, 매개변수) 규모로 개발돼 주목 받고 있다. 하이퍼클로바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로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AI이다.

정 대표는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꾸는 꿈은 크다”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R&D리더십을 확보하고자 카이스트‧서울대와 함께 공동연구소 설립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 (사진 = 네이버 컨퍼런스 캡쳐)
오세정 서울대 총장 (사진 = 네이버 컨퍼런스 캡쳐)

■서울대, ‘초대규모 AI’ 한국어 언어모델 개발 = 네이버와 손을 잡은 대학은 서울대와 카이스트다. 서울대는 네이버와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SNU-NAVER Hyperscale AI Center)’를 설립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 및 교육 협력을 강화한다. 센터장은 전병곤 서울대 교수와 하정우 네이버 AI 랩 소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네이버와 서울대의 AI 연구원 100여 명이 참여하며 3년간 연구비와 인프라 지원비 등을 포함해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대 초대규모 AI 연구센터를 통해서는 초대규모 한국어 언어모델을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언어·이미지·음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초대규모 AI를 함께 개발해 글로벌 AI 기술을 선도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콘퍼런스에서 “서울대와 네이버가 ‘한국어 AI’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4차 산업혁명과 AI발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 될 것”이라며 “전 세계 관련 기업의 97%가 영어 기반 AI를 개발하는 현실에서 한국어 기반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 인재와 자원이 대거 투입되는 빅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협력 취지를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산학협력과는 형태가 사뭇 다르다. 그동안 개별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해온 산학협력을 진행해왔다면 양 기관의 연구원들이 하나의 연구센터를 구성해 밀착 협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에서 이 정도의 산학협력 모델을 구현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네이버 연구진이 겸직 교수로서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AI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 지도하고 서울대 연구진도 네이버와의 AI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새로운 AI 연구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기존이 산학협력 모델을 넘어서 겸무 교수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연구자가AI미래 인재 양성에 참여하고 역으로 학교 연구자들이 산업적 스케일의 도전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함으로써 글로벌 AI리더십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사진 = 네이버 컨퍼런스 캡쳐)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사진 = 네이버 컨퍼런스 캡쳐)

■카이스트, 누구나 콘텐츠 만들 수 있는 AI기술 구현 목표 = 카이스트는 네이버와 ‘초창의적 AI 연구센터(KAIST-NAVER Hypercreative AI Center)’를 설립하고 초대규모 AI를 활용한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기로 했다.

카이스트와 네이버가 구현할 ‘초창의적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를 의미한다.

초창의적 AI 연구센터는 웹툰·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관련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해당 연구에는 신진우·양은호·주재걸·최재식·황성주 교수를 포함해 최근 ICLR, NeurIPS, ICML, CVPR, ACL 등 세계 AI학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10여 명의 교수진과 수십 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카이스트 AI대학원 연구진이 합류한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현재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시작된 대변혁의 변곡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기술 트렌드를 볼 때 AI의 발전을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발전 분야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과 학교가 훨씬 더 강력한 산학협력을 통해 확장된 개념의 연구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가 AI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핵심기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송 카이스트 AI대학원장은 “네이버와 함께 만드는 AI 연구센터를 통해 인간의 창의성과 창작능력을 뛰어넘는 자동화된 콘텐츠 창작과 제작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할 것”을 예고했다. 정 원장은 “네이버가 보유한 슈퍼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네이버 연구진은 겸직 교수로 카이스트 AI대학원 학생들 교육에도 직접 참여해 학생들에게 실전 경험을 전수할 예정이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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