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비율 낮아 ‘합격권 점수 지키기’ 전략 바람직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대학별고사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부터 점수가 함께 표기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문계 일반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45개 대학에서 올해 13개 대학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대학별고사에 논술고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정시모집 주요사항에 따르면 인문계 일반전형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71개 대학에서 올해 103개 대학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자연계 일반전형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점수화해 반영하는 대학도 33곳에서 42곳으로 늘었다. 논술고사를 반영했던 대학들이 논술고사 대신 면접·구술고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면접·구술고사가 여전히 무시하지 못할 반영 요소가 된다는 말이다.

정시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의 반영비중은 최저 2%에서 최고 60%까지 다양하지만 10%를 반영하는 대학이 강원대·성균관대·부산교대 등 42개 대학으로 가장 많다. 20% 반영대학이 울산과학기술대·서울대·중부대 등 16개 대학, 30% 반영 대학이 선문대·칼빈대·호원대 등 7개 대학이다.

대부분의 교대, 주요대학의 사범·의학계열 등 특정 모집단위에 한해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강원대·공주대·성신여대 등은 사범계 모집단위에 한해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고 동신대는 스튜어디스학과, 호원대는 직업치료학과·응급구조학과·국방과학기술학부에서만 실시한다. 서울대·나사렛대처럼 모집단위별로 반영비율이 다른 경우도 있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전형방법을 세심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시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의 변별력은 수시모집보다는 높지 않다. 수능을 최저학력기준으로만 반영하는 수시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는 학생부와 함께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학생부 성적이 다소 미흡한 학생도 대학별고사를 잘 치른다면 부족한 점수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신대 설정아 입학전략팀장은 “올해 수시모집을 보면 내신에서 1등급 차이가 나는 학생이 면접·구술고사에 의해 당락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한신대는 이번 정시모집에서도 신학대학과 인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 10%를 반영한다.

반면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 대학들이 수능 위주로 전형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의 실질반영비율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수능과 내신 성적이 비슷한 경우에는 비록 반영비율이 낮더라도 면접·구술고사에 의해 당락이 바뀔 수 있다. 일부 특별 전형에서는 최종 당락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면접·구술고사를 통해 수능과 내신에서 부족한 점수를 역전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합격권의 점수가 면접·구술고사를 통해 뒤집히지 않도록 하는 ‘방어적’ 전략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시모집의 면접고사 역시 수시모집의 심층면접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서울대 등 몇 개의 대학만 교과 심층면접 위주로 실시할 뿐 대다수 대학은 일반면접으로 실시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일반면접은 인성, 품성, 교양, 전공 적성, 지원 동기, 의사 표현력 등 일반적인 내용 위주”라며 “입·출입 자세, 시선 처리, 답변 자세, 태도, 예절 등의 외적인 면과 지원 동기, 학업 계획, 장래 희망, 성격의 장단점, 감명 깊게 읽은 책, 존경하는 인물 등에 대한 내적인 측면을 잘 진술하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험생의 학력은 수능을 통해 충분히 검증되기 때문이다.

면접·구술고사에서는 답변 내용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언어 표현 능력에 대한 평가도 매우 중요시한다.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또박또박 말할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해야 한다. 면접고사 당일까지 매일 소리 내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머릿속으로 맴도는 내용을 사고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면접장에서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심층면접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하면 된다. 자연계 지원자는 수학이나 과학 과목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 심층면접에서는 특히 수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교육대학과 사범대학 지원자는 교직 관련 질문에 각별히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서는 일반면접 내용을 포괄하면서 교직 적성을 갖추고 있는지, 교사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면접·구술고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래 교사로서의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문제가 다수 출제된다. 유성룡 실장은 “교대와 사범대학 지원자는 일반면접 대비법에다 교사로서의 품성과 자질, 교직관 등에 대해 별도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층면접 TIP 7] 기출문제 점검은 필수


면접·구술고사는 일반적으로 기초소양과 전공적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기초소향 영역에서는 지원자의 인성 및 가치관, 도덕성과 사회성, 세계관 등을 평가한다. 전공적성 영역에서는 전공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기본자질을 평가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현상이나 사회과학의 전반적인 사항을 평가하며 영어지문의 출제 가능성도 있다. 자연계열은 수학이나 과학과목의 주요 개념 및 원리에 대해 묻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 지원 대학 및 학과의 면접·구술고사 유형을 파악하라= 인성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하는 기본소양 위주로 평가하는지, 전공별·과목별로 심화된 심층면접을 실시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영어지문의 출제 여부와 난이도, 문제에서 활용하는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과학 교과 중 어느 과목의 배경 지식이 반영되는지와 난이도를 파악해 둬야 한다.

□ 중요한 시사 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라= 계속해서 문제화되는 사회현상은 올해에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사문제는 하나의 쟁점에 대해 여러 가지 사회적 시각을 반영할 수 있으므로 좋은 소재가 된다. 국민적 관심사가 됐던 시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윤리나 사회문화·정치·역사, 과학기술 등 교과 내용과 관련지어 정리해 두면 한 차원 높은 답변을 할 수 있다.

□ 교과에 대한 기초실력을 쌓아라= 단순한 지식 암기보다 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응용력을 기르는 학습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영어와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좀 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영어의 경우 시간(10분)을 정해놓고 A4지 한 장 정도의 내용을 독해하는 연습이 좋다. 수학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 정의와 미·적분과 관련된 기본지식을 충실히 쌓아야 한다.

□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파악하라= 올해 수시모집을 보면 면접·구술고사는 출제 경향이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 및 계열에 따라 기존에 출제된 기출문제를 주어진 시간에 맞게 실제 시험을 친다는 생각으로 많이 풀어보는 게 좋다.

□ 지원학과의 전공에 관련된 개념을 정리하라= 대부분 학생들은 인기학과를 마음에 두고 있다가 원서접수 직전 합격 가능성에 따라 지원학과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 심층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은 가급적이면 정확한 상담을 통해 지원학과를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지원할 전공이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개념들을 다루는지 정도는 어느 정도 알아야 당황하지 않는다. 지망하고자 하는 분야의 대학 개론서를 미리 읽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토론수업을 적극 활용하라= 최근 학교마다 토론수업이 활발하다. 토론수업에 적극 참여해 의사 전달 능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수업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자연스레 논리적 말하기와 체계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올바른 발표와 말하기 태도, 효과적인 화법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다. 친구들 4~5명과 그룹을 지어 토론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실전처럼 자주 연습해 보라=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실전 연습을 해보자. 심층면접은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연습을 많이 해 보아야 여유가 생기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논리적 허점이나 답변 태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다. 집단토론이든 개별 연습이든 평소에 말하는 태도나 습관을 수시로 점검해 보면서 문제점을 찾아간다면 실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도움말=비타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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