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벤처 얘기다. '벤처'를 모르면 얘기축에도 끼지 못한다. 그 틈에 끼어 든 대학은 이제 벤처의 중심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벤처사업의 가장 중요한성공 요소인 창의력이 대학에 넘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러한 벤처붐을 타고 대학생들의 휴학도 잇따르고 있다. 휴학 목적은 창업.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학생의 신분을 십분 활용해 겸업을 하던 초보 벤처 사업가들 이 과감히 학생 신분을 접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목숨을 걸고한번 해볼만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캠퍼스내의 벤처드림은 뜨겁다.

테헤란밸리에서 인터넷 교육포털사이트인 +'홍당무(http://hongdangmu.net)'를 운 영하고 있는 '아이틴(iTeen)'의 권현진 사장은 올해 만 20세. 서울대 기계항공공 학부 1년을 다니다 곧바로 휴학, 지난해 6월 회사를 아예 차렸다.

권 사장은 휴학한 이유에 대해 "지금 창업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라 는 말로 대신했다.

광고대행업과 엔터테인먼트 포털사이트를 추진중인 '아이캐슬'의 이충열(경희대 경영학과 4년)사장도 휴학중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0월 경희대 수원캠퍼스내 창업보육센터에 아이캐슬을 창업했다.

때아닌 휴학붐과 함께 동아리들의 창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 근 전국 1백26개 대학 창업동아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동아리에서 1백 68개의 기업이 창업됐다. 한 동아리에서 2개의 기업이 창업되기도 했다는얘기다. 이는 지난 98년 71개, 99년 97개에서 수직상승하고 있는 수치다. 이들 창업 동아 리들의 76%는 정보통신, 인터넷, 전기전자 등의 분야이다.

그러나 대학가에 일고 있는 이러한 벤처 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각 대학들에 따르면 동아리 회원 모집 과정에서 정보통신 관련 동아리에는 새내기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반면 인문, 사회과학 등 학술동아리에는 희망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캠퍼스내 황금만능주의 사상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고려대의 한 교수는 "모두다 인터넷, 정보통신으로 가버리면 정작 이들 산업의향후 기반이 될 사회과학, 순수 기초과학은 누가 하겠는가"라며 "벤처산업이 거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기초산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증대돼야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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