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급부상

직업은 '사회를 대변하는 얼굴’로 불린다. 사회가 변하면서 직업에 대한 선호도도 바뀌기 때문이다. 과거 외면당하던 직업이 유망직업으로 떠오르거나, 각광받던 직업의 인기가 시들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선호도 변화는 우리나라의 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원이 부족하고 땅이 비좁기 때문에 인적자원 계발에 집중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여타 다른 나라에 비해 직업의 변화가 빠르고 신종 직업 출현도 잦다.

지난 1960년대에는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함께 기술자·기능인들이 우대받았고, 수출과 성장을 외치던 1970년대에는 토목·건설·기계산업이 환영받았다. 이에 반해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산업고도화와 맞물려 새로운 유망직업군들이 등장했다. 바로 정보·통신·금융분야다. 특히 1988년 12.2%에 불과하던 IT 수출 비중은 2000년에는 32.0%로 늘어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추세로 미루어 볼 때 2000년대에는 직업이 전문화·세분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산업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적용, 융합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직업도 주목해야 한다.


■  유망직업 키워드, H·V·C·S·E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행한 ‘한국 경제의 르네상스를 위한 구상’ 보고서에는 향후 10년 동안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트렌드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아시아의 역동적 성장과 글로벌 경쟁 심화 △BT·NT·IT가 산업혁신의 원동력 역할 △대도시화 가속 △고령화 심화 △환경 및 에너지 위기 지속 등 5가지가 바로 핵심 트렌드다. 이와 같은 트렌드의 특징과 요구를 분석하면 향후 미래 유망산업은 물론 유망직종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우선 헬스케어(Health-Care)를 들 수 있다. 바이오제약 및 의료서비스 관련 직업이 여기에 속한다. 만성 질병을 사전에 제거·관리하는 직업과 평생치료, 유비쿼터스 헬스 관련 직업, 바이오 신약 관련 직업들이 급부상할 예정이다.

둘째, 자산관리 및 관광부문(Valuing the Individual)의 직종이다. 고령자와 여성의 경제력 확대로 인한 웰빙산업(여행·미용·체험학습 등) 관련 직업과 고객 자산관리 및 맞춤형 금융 관련 직업, 다양한 형태의 관광산업 관련 직업 등이 이에 속한다.

셋째, 도시 인프라 및 플랜트(Complexity Management)다. 교통시스템, 대기오염 제거, 초고층 건물에 대한 솔루션, ‘자원개발과 플랜트’ 패키지 관련 직업 등과 연관이 있다.

넷째, 물 산업 및 신·재생에너지(Scarcity Management) 직종이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산업 분야의 직업들이 뜨고 있다.

다섯째, NEW IT 및 투자은행(Efficiency & Enhancement)으로서, IT를 개별 수준이 아닌 사회 및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산업과, 유비쿼터스 교육, 유비쿼터스 헬스 등 첨단과 다른 분야를 결합하는 분야의 직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  유망직업 선택, 학과 결정이 시작

사회 변화의 트렌드와 유망 직종까지 살폈다면 이젠 ‘학과 선택’이라는 관문이 남는다. 대학에 진학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미래 자신의 직업에 대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은 자신의 직업 선택과 관련한 가장 큰 갈림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 할까.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김한준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연구위원은 “적성과 상관없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이른바 ‘사’자 직업만을 선택하면 오히려 실패할 확률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적성만 따져 학과를 선택해서도 안 된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일자리 증가 등 시장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 관련 수요 역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불황 등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이런 점들을 더욱 고려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아울러 “학과와 직업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의 여부도 잘 살필 것"을 조언했다. 이공계·예체능·의학 계열은 전공과 직업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만 인문사회계열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직업의 변화를 고려해 우선 폭넓게 직종을 선택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학과를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직업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일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연구전문위원은 “경력직 위주의 채용, 조기 퇴직의 관행화, 비정규직의 확대, 청년층 실업률의 상승이 현재 직업세계의 두드러진 고용 특성”이라며 “이러한 특징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법률·공공서비스···경쟁 치열하지만 가장 안정적

국내 직업 200여개를 조사, 앞으로의 전망을 전망한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법률·공공서비스 관련 직업이 경쟁이 가장 치열하면서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반해 고용 안정성이 가장 낮은 직업은 영업 및 판매 관련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조사한 직업군은 △경영·금융·기획 관련직 △교육·연구 관련직 △법률·공공서비스 관련직 △의료·보건 관련직 △사회복지 관련직 △문화·예술·디자인·언론 관련직 △운송·여행 관련직 △영업·판매 관련직 △개인 서비스 관련직 △건설 관련직 △기계·재료 관련직 △화학·환경 및 섬유 관련직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 관련직 △식품가공 및 농림어업 관련직 등 14개 분야다.

조사에 따르면,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가할 분야로 법률·공공서비스 관련직이 1위, 사회복지분야 관련직이 2위를 차지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늘어나는 범죄에 대비할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상담전문가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시장이 가장 많이 감소할 분야는 기계·재료 관련직이 1위, 식품가공 및 농림어업 관련직이 2위였다.

입직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직업분야는 법률·공공서비스 관련직이었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대신 반대로 경쟁률은 치열해진다는 뜻이다. 판사 및 검사·경찰관·소방관·교도관 등 대부분의 직업이 신분보장은 물론 명예퇴직 등 안정적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졌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교육·연구 관련직이 그 뒤를 이었다.

복지분야 관련직은 고용 안정성이 높은 반면 입직 경쟁률은 낮았다. 그렇지만 새로 떠오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추가로 능력이 필요한 확률은 가장 높았다. 취직을 하더라도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뜻이다.


■  떠오르는 신종직업 잡아라!

획일적인 삶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기존 직업에서 분화한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떠오르는 신종 직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한국고용정보원이 경영·금융·기획 관련직, 방송·영화·이벤트, 문화 및 예술, 웰빙 및 서비스, 스포츠 등 5개 영역으로 나누어 발표한 ‘2009 신생 및 이색직업’ 3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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