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학혁신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선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
“‘마이크로 크레디트’ 대학의 미래 대안 될 수 있어”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2021년 대학혁신포럼’에서 ‘미래의 대학: 파괴적 혁신과 기회가 만나는 곳’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사진 = 대학혁신지원사업 공식 유튜브)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2021년 대학혁신포럼’에서 ‘미래의 대학: 파괴적 혁신과 기회가 만나는 곳’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사진 = 대학혁신지원사업 공식 유튜브)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이 “문제는 늘 존재한다.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 규모의 회사는 교육회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마스 프레이 소장은 미국 미래학 싱크탱크인 다빈치연구소를 이끌고 있으며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로 유명하다. IBM에서 약 15년간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미국 최고 IQ 소유자 클럽인 ‘트리플 나인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14일 개막한 ‘2021년 대학혁신포럼’에서 프레이 소장은 ‘미래의 대학: 파괴적 혁신과 기회가 만나는 곳’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생기는 현시대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 사회 대비하는 교육 키워드 ‘마이크로’ = 그렇다면 대학이 미래 사회 대비하려면 교육 부분에서 어떤 혁신을 이뤄야할까. 프레이 소장은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미래 대학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모든 미래 사업이 ‘마이크로 산업’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삶의 작은 단위에서부터 산업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교육도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일종의 ‘교육의 블록체인화’라고 볼 수 있다. 프레이 소장은 모든 배움의 경험을 인정해주는 기업이 나오고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학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나온다면 학생들이 실제로 원하는 소양을 쌓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미래 일어날 변화들로 인해 직업도 이제껏 없던 변화를 마주할 것”이라며 2040년까지 10만 개의 신규 마이크로 산업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프레이 소장이 말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단순히 교육과정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학생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학점을 주는 제도다. 그는 “책 한 권을 읽으면 1학점, 영화를 보면 0.5학점을 주는 방식으로 포인트로 학점을 쌓는 형식”이라며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예시를 들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에 대해서 예시를 들며 설명하고 있는 토마스 프레이 소장 (사진 = 대학혁신지원사업 공식 유튜브)
‘마이크로 크레디트’에 대해서 예시를 들며 설명하고 있는 토마스 프레이 소장 (사진 = 대학혁신지원사업 공식 유튜브)

■“대학의 경쟁상대는 자격증이 될지도”… ‘AI’와 새로운 ‘도구’로 미래 교육에 나서야 = 프레이 소장은 직업의 변화와 다양화에 대비한 교육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학 교육은 미래에 존재할 확률이 불확실한 직업에 대한 소양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며 “2030년에 사회 초년생들이 되는 사람들은 직업적 진로를 최소 8~10번 바꿔야 할 것”이라며 대학들이 학위를 주는 학습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프레이 소장은 “발전된 기술과 새로운 교육 툴(tool)을 이용해 청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정확히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의 교육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움의 속도를 빠르게 향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AI 티처 로봇’이 만들어지면 학생들의 개별 성향과 특징을 파악함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습 툴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미래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청년들이 AI와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를 얻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며 대학에 기술을 활용한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프레이 소장은 “현 교육 시스템 체제에서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 학습 방식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4~5년 후 기업의 수요나 생활 변화에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은 대학끼리 경쟁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격증’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는 기업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어떤 자격을 갖춘 것에 대한 증명이 대학 학위로만 인정되는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토마스 프레이 “여전히 위기는 기회, 늘 미래를 생각해야” = 프레이 소장은 “대학이 기존에 지녔던 강의 자체에 집중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는 대학이 할 수 있는 실험적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한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도래한 위기를 분석하는 동시에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한 코로나19가 준 기회로는 △재택근무‧원격근무 △디지털 트윈 기술 △데이터가 주도하는 보건‧건강 △크리스퍼 가위로 만든 특수 가공육 △전기차 △자율주행차 △초개인화 수송시장  등을 제시했다.

프레이 소장은 현시대의 사람들은 이제껏 없었던 기회들이 주어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인류는 20년 동안 역사상 없었던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하는 순간도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지금 여러분들의 의사결정에 다음 세대가 달려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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