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평가 도입, 입학 후 수학능력 여부 중시”

건국대가 영어 위주의 편입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편입동기와 학업계획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새로운 편입학 전형요강을 발표하자 대학 편입시장에 미묘한 파장을 일고 있다. 영어점수보다는 전공기초 지식 등 입학 후의 수학능력을 더 중시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일부 수험생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것.

건국대는 지난 8일, 2009학년도 편입학 입시요강을 통해 서류전형으로 모집인원의 5
~10배수를 1단계 합격자로 선발하고, 2단계 심층면접을 더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학 입학처장은 자신을 ‘편입학 수험생’으로 밝힌 학생들로부터 수십통의 항의 메일을 받고 있다.

문흥안 입학처장은 “영어시험에 의한 1단계 선발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서류전형과 심층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그러자 편입영어를 공부해 온 수험생들로부터 항의 메일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는 이번 2009학년도 일반·학사 편입학을 통해 총 735명을 선발한다. 1단계 전형에선 서류평가만으로 5~10배수의 합격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평가 30%와 심층면접 70%로 심층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서류전형은 △편입 동기 △학업·진로 계획 △지원 학과에 대한 학문적 준비 등을 평가한다. 편입학 후의 수학능력을 알기 위해선 영어성적보다는 편입학 동기와 전공기초 지식 등이 더 중요하단 판단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건국대의 지난해 편입선발방식에 따라 지금까지 편입영어를 공부해 왔는데 갑자기 제도를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해까지 자체 영어고사를 실시해 왔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서울시립대·항공대 등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 자체 영어시험을 치르고 있다. 때문에 건국대의 새로운 편입선발 방식은 대학 편입시장의 신선한 바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 처장은 “이번 조치는 사교육을 통해 따로 영어시험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라며 “대신 공인영어성적이 있으면 이를 제시하거나 언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험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입학원은 불만이다. 김영편입학원 관계자는 “공인영어성적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는 최소한 6개월 전에는 공지가 됐어야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건국대를 목표로 편입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1년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예로 광운대가 2009학년도 편입학 시험 자연계열에 수학시험을 도입하면서 이를 6개월 전에 공지했다. 세종대도 지난해 편입요강을 통해 자연계열 수학시험 도입 계획을 1년 전에 공지했다.

건국대의 이번 편입학 선발방식은 영어 위주에서 입학 후의 수학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개선된 제도가 미리 공지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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