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생각] “로스쿨은 혁명, 정책 당국이 인식할까”
[사람과 생각] “로스쿨은 혁명, 정책 당국이 인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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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혁 서울대 법대 교수
“로스쿨 도입은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법조계와 정부가 이걸 혁명으로 의식하고 있는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내년 3월 개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초대 협의회 이사장과 서울대 법대 학장을 지낸 뒤 평교수로 복귀한 호문혁(61) 서울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 개원을 국내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26일 연구실에서 만난 호 교수는 “정책 당국자와 법조계가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정원 문제와 등록금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아야 로스쿨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면서 로스쿨 정착을 위한 조언을 쏟아냈다.

총정원과 로스쿨 인가 기준이 논란이 됐던 올해 로스쿨 논의는 표면적인 논란 거리에 불과했다는게 호 교수의 생각. “총정원 문제는 분명 큰 문제였죠.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 변화가 어떤 성격인지,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는게 더 중요합니다.”

국내 로스쿨의 아웃라인을 그렸던 호 교수는 한국의 로스쿨이 미국과 유럽 또는 일본의 로스쿨과 특별히 다른 독특한 것이라는 것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표면적으로 미국식 로스쿨이지만, 상당히 달라요. 일본 것과도 또 다르죠. 우리 국민들이 갖는 생각이 미국과 일본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죠. 정책도 그러한 다른 점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고유의 로스쿨은 무엇일까. 호 교수는 등록금 문제를 끄집어냈다. “정부가 내년 개원하는 로스쿨이 미국식 로스쿨이고, 미국의 경우 정부지원은 생각할 수 없으니, 정부 지원은 없어도 된다고 생가하면 굉장히 큰 착각입니다.”

한국의 변호사는 국가사법시스템의 한 축이라는 성격이 큰 반면, 미국의 변호사는 법률 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는 설명. 때문에 국가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총 정원과 인가기준을 규제하는 등 통제만 하려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제 1기 로스쿨 합격자 중 예상외로 비 법학사의 합격자 비중이 높은 원인도 등록금 탓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법학 공부한 사람이 3년을 비싼 등록금 내고 공부하기보다, 내년에라도 사법시험에 합격 하는게 더 쉽다고 판단한 때문입니다. 등록금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로스쿨 정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학 정원은 풀어주되, ‘졸업 정원’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총정원을 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법조인 양성의 혁명이 일어난 건데, 종전 생각을 해서 정원이 있어야 한다든지, 교육부 등이 통제해야한다는 식은 로스쿨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거죠.”

“입학정원을 정해놓고, 무조건 졸업시키는 정책은 곤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을 더 뽑더라도 졸업 정원을 정하는게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더 치열하게 공부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런 측면에서 로스쿨이 기존 학부에서처럼 온정주의보다는 프로페셔널을 강조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반대로 의사·약사 고시처럼 변호사시험은 쉽게 출제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실력없는 사람도 법률가 되는거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괜찮다는 걸 받아들어야 합니다. 전에는 합격률 3%였지만 이제는 그 생각을 떨쳐내야죠. 시장에서 살아남도록 근본적인 변화로 인식해야 합니다.”

로스쿨 도입으로 법학부가 없어진데 대해선 서운함과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걱정되는 건, 3년동안 충분히 가르칠 수 있을지. 또 유서 깊은 법과대가 없어진다는 게 섭섭하기도 하죠. 로스쿨 만든 대학에 법대를 없애라고 한 건, 꿩 먹고 알 먹고 다는 못한다는 거죠. 그런 사고방식에서 규제를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의도야 어찌됐든 호 교수는 로스쿨 인가대학이 법학부를 없앤 것이 오히려 로스쿨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들이 법대를 선호하는 사회에서 법학부 그대로 있으면 당연히 그쪽으로 가려고 할 거고, 로스쿨 가서도 법대 졸업생이 훨씬 유리하겠죠. 타 과로 가려하지 않을테죠. 그런 측면에서 로스쿨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걸로 봅니다.”

내년에 연구년을 맞는 호 교수는 제주대 로스쿨 지원사격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대에 머물면서 세미나와 특강을 하고, 2학기부터는 자신의 전공인 ‘민사소송법’ 강의를 맡을 계획이다. “제주대와 로스쿨 교류협정에 사인한 당사자이기도 하고, 전체 로스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해서 제가 가기로 했습니다.”

정년을 4년여 남긴 호 교수는 올해까지 서울대 법대 학장과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을 맡았고, 앞서 평의원회 부의장, 총장후보선정위원회 위원장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서울대 학보사인 ‘대학신문’ 주간과 부학장, 교무부학장 등으로 빠쁜 일정 탓에 공부에 소홀했다는 그는 “이제 쓰고 싶던 글도 쓰고, 로스쿨 공부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호 교수는 로스쿨 교수에 도전하는 법조계 인사들과 석·박사 과정 학생을 타깃으로 한 로스쿨 교재 ‘민사소송법론(가칭)’을 내년 중 탈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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