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2개 소규모 출발, 교육, 농업 분야 계획

“다른 대학이 ‘공룡’이라면 우리는 ‘개미’예요.”

삼육대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 ‘SU홀딩스’의 강진양 대표는 회사를 ‘개미’라고 소개했다. 자본금이 5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9일 교과부 정식인가를 함께 받은 서울대가 자본금 69억 4300만원(기술현물 39억4300만원·현금 30억원)으로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첫 걸음이 작은 편이다.

“지난 10월 교과부 인증을 받을 때 서울대는 30여개의 특허를 내놓고 설명했습니다. SU홀딩스는 두 개의 자회사로 우선 시작하겠다고 했어요. 출자금도 적습니다. 기술현물이 3억 2000만원에 현금 1억 8000만원을 보태 5억원에 불과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개미인 셈이지요.”

다만 100년 이상 건강분야에서 구축한 인적·기술적 인프라는 삼육대의 자랑거리다. 이런 강점을 활용해 건강 전문기업으로 기반을 닦는 게 강 대표의 목표다.

우선 유산균 제제 건강보조식품 자회사 ‘SU 건강케어’를 세운 뒤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건강 기능성 제품 제조 자회사 ‘SU natural’을 설립한 뒤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SU 건강케어에서는 유산균 음료를 내놓을 예정이다. 채식을 하는 대한민국 20대 남자 성인의 분변에서 분리해 낸 비피더스균을 이용해 만든 기능성 두유제품이다.

정식품에서 두유에 비피더스 바실러스균을 넣은 제품을 이미 내놓았지만, 비피더스 바실러스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마셔 왔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나 효과가 떨어진다. 삼육대는 이에 대항해 새로운 유산균을 첨가한 제품을 선보인다. 'SU natural'은 오는 15일 마스크팩과 다이어트 패치 특허를 출원하고, 빠르면 2월 안에 시제품을 선보인다.

자본금 규모도 작고 자회사도 두 개로 시작하지만, 확실한 제품을 내세운 덕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물론 이런 배경 뒤에는 오랜 준비과정이 있었다.

“2년 전쯤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회의만 1년 정도 했어요. 논의 끝에 결론이 나왔습니다. ‘건강 브랜드로 가치가 높은 삼육대의 강점을 살리고, 확실한 제품으로 시장을 돌파하자’가 바로 SU홀딩스의 전략입니다.”

기술지주회사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부터 강 대표는 이미 SU홀딩스를 맡을 인물로 낙점됐다. 강 대표가 개발한 ‘다이어트 패치’가 지난 2007년 20억원의 순매출을 올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CEO를 데려오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교수인 강 대표가 낙점됐다.

“교수가 기술지주회사를 제대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요. 제조·생산·유통·영업에서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CEO 출신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회사를 키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죠. 잘되면 좋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대학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의 사정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반대로 교수 출신이 더 어울릴 수 있다고도 봅니다. SU홀딩스의 올해 매출목표는 20~30억원입니다. 향후 3~5년 동안은 100억원 정도지요. 저는 몇 백억씩 수익을 올린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작게 시작하더라도 선순환구조부터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 구축이야말로 대학의 미래”라고 말한다. 향후 5년 안에 대학 정원이 대폭 줄어들면 대학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게 된다는 것. 발전기금 역시 한계에 달하게 된다. 이를 대체하는 게 바로 기술지주회사라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그 노하우로 자회사를 늘려 나가면서 대학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자는이야기다.

“김대중 정부 때 나온 게 벤처기업이었죠. 1조원 이상 되는 돈이 날아갔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학교기업이었는데, 이것 역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노무현 정부 말기에 시작된 게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입니다. 돌이켜 보면 이런 흐름은 미국·중국이 이미 걸어 왔던 길이에요. 미국·중국의 사례를 보면 벤처기업과 학교기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기술지주회사는 성공했거든요. 교과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기술지주회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지금은 초창기입니다. SU홀딩스는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성공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강 대표의 할 일은 3년 동안 성공을 위한 기초공사를 닦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런 기반 위에 2012년까지 사업 범위를 더욱 넓혀 교육 콘텐츠 개발전문 자회사인 ‘SU edumi’,경영컨설팅 및 경영시스템 구축 ‘SU e-biz’,실버사업 전문 ‘SU e-실버’,농업분야 육성전문기업 ‘SU agriculture’ 등 자회사를 추가로 키우는 일이다.

자본금 5억원의 SU홀딩스가 첫발을 내디뎠다. 과연 장밋빛 미래는 실현될까. 강 대표는 이 물음에 의미심장한 답을 던진다.

“그거 아세요? 공룡은 모두 멸종했지만 개미들은 아직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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